최家 vs 장家 고려아연 지분경쟁 신경전

조윤희 기자(choyh@mk.co.kr) 2024. 2. 2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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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아연 제련 업체인 고려아연을 두고 장씨·최씨 두 가문의 지분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이 나란히 재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영풍은 20일 공시를 통해 고려아연 측이 주총에 올린 배당 및 정관 변경안 일부에 반대하며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권유했다.

장 고문 일가 측이 고려아연 지분을 30% 가까이 보유한 가운데 최 회장 일가도 최근 우군 확보에 나서며 지배력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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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회장·장형진 고문
재선임 안건 이사회 상정
'3자 유증 확대' 정관 변경에
영풍 "반대"… 백기사 견제
내달 주총서 표대결 예고

세계 1위 아연 제련 업체인 고려아연을 두고 장씨·최씨 두 가문의 지분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이 나란히 재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영풍 측은 배당책과 정관 변경안 등 일부 안건을 두고 반대 의사를 밝혀 표 대결을 통한 기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다음달 19일 정기 주총을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고려아연은 주총에서 김우주 현대차 기획조정1실 본부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현대차가 고려아연 지분 5%를 인수하며 니켈 공급망 구축에 협력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공동 투자해 설립한 해외법인 HMG글로벌은 지난해 고려아연 지분 5%를 약 5272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최 회장을 사내이사로, 장 고문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도 함께 상정돼 눈길을 끈다. 최 회장과 장 고문의 재선임 안건이 올라오면서 경영권 분쟁이 전면전으로 비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부 안건에서 영풍 측이 의견 차를 보여 주총에서 표 대결은 불가피하게 됐다. 영풍은 20일 공시를 통해 고려아연 측이 주총에 올린 배당 및 정관 변경안 일부에 반대하며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권유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보통주 5000원의 현금 배당을 제안했다. 지난해 6월 중간 배당으로 1주당 1만원을 배당한 바 있어 합산하면 총 1만5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에 영풍은 "직전 해 총배당금인 2만원에 비해 5000원 줄어든 것"이라며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배당이 이뤄지도록 수정 동의 안건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관건은 정관 변경안이다. 고려아연은 주총을 통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할 때 '해외 합작법인'에만 할 수 있도록 돼 있는 해당 조항의 규정을 삭제할 방침이다. 다수의 상장사가 도입하고 있는 표준 정관에 맞춰 항목을 정비하는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영풍은 "신주인수권에 대한 제한을 풀어 기존 주주를 포함한 제3자에게 신주인수권을 임의적으로 부여하는 것은 전체 주주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며 기존 안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고려아연 측의 백기사 역할을 할 수 있는 제3자의 유입을 견제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70년간 '한 지붕 두 가족' 경영을 한 고려아연은 3세 경영을 시작으로 균열을 보이고 있다. 장 고문 일가 측이 고려아연 지분을 30% 가까이 보유한 가운데 최 회장 일가도 최근 우군 확보에 나서며 지배력을 높였다.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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