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가계빚 19조 늘었다… 주담대만 `15.2조`

이미선 2024. 2. 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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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4분기 가계 빚이 전 분기보다 8조원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새 19조원 가량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신용카드 이용 규모가 확대된 영향이다.

금융당국은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지속과 올 하반기 주택 시장 회복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가계부채 크게 증가할 수 있다며 경고음을 울렸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4분기 가계신용 잔액(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86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8.0조원(0.4%)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0.4%)와 3분기(0.9%)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잔액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2022년 말 1867조6000억원과 비교할 때 1년 새 18조8000억원이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일반 가계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거나(가계대출) 외상으로 물품을 구입한 대금(판매신용) 등을 합친 금액이다. 가계부문에 대한 신용공급 상황과 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

가계신용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전 분기보다 6조5000억원 늘어난 1763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종전 기록인 지난해 3분기(1761조7000억원)를 넘어섰다.

특히 주담대가 15조2000억원 늘며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 공급속도 조절과 개별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 축소 등으로 증가 폭은 3분기(+17조3000억원)보다 축소됐지만 2분기(+14조1000억원)보다는 커졌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8조7000억원)은 증권사 신용공여액 감소 등에 기인해 9분기 연속 감소했다.

기관별로 보면 예금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12조7000억원)이 늘고 기타대출 감소 규모(-1조3000억원)는 소폭 축소됨에 따라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지난해 3분기 10조원에서 4분기 11조4000억원으로 커졌다. 기타금융기관(+1조원)의 경우 정책모기지 공급 속도가 둔화되고 증권사 대출의 전 분기 대비 감소 전환 등으로 증가 폭이 축소됐지만 증가세를 이어갔다.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주담대가 증가 전환했으나 기타대출 감소 규모가 커지면서 감소 폭이 3분기 4조8000억원에서 4분기 5조8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경기 회복은 늦어지고 있지만 신용카드 이용액이 계속 늘면서 판매신용은 전 분기 대비 1조5000억원 증가했다.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은 189조9000억원으로 3분기 186조9000억원보다 3조원 증가했다.

가계신용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지만 한은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노력으로 증가 폭은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지난해 가계신용 증가 폭은 2003년과 2022년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주담대가 4분기에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에 대해선 "서울 입주 물량이 4분기에 몰렸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 폭은 18조4000억원으로, 전반적인 주택 거래 부진 등의 영향으로 2022년을 제외하면 2003년 통계작성 이래 가장 작았다"고 밝혔다.

한편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은행연합회, 금융연구원 등 유관기관과 '가계부채 리스크 점검회의'를 열고 "올해는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지속, 하반기 중 주택시장 회복 가능성 등을 고려해 가계부채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체계적 관리를 당부했다. 그는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전년 대비 1% 증가해 과거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2년 연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앞으로도 가계부채가 거시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거나 금융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장기적인 시계에서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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