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2000명 늘려야” 주장하던 의대 학장들…이제와 “절대 안돼” 태세전환 [VIEW POINT]
“교육 여건상 350명이 적절”
정부 “수요조사땐 찬성하더니”
의대 “당시엔 학교 위상 고려”
울산·성대 등 증원 여력 충분
교수 1명당 학생 1명도 안돼
20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KAMC는 350명이 적정 증원 규모라고 하면서 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며 “정부에서 실시한 40개 대학 수요조사 결과 2151명 증원은 총장 책임 하에 학교 전체 사정을 감안해 제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각 의과대학에 추가로 수용할 수 있는 학생의 수를 물어서 취합한 숫자가 2151명이라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의 수요조사 때 2000명 이상을 추가로 교육시킬 수 있겠다고 답변해놓고 이제와서 이리저리 말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의과학장들이 교육 여건에 대한 고려없이, 단지 학교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 무책임하게 추가 수용인원을 적어냈다면 의과 교육 책임자로서 자격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국민들과 제자들에게 사과부터 할 일이다.
의대 학장들이 적정 인원으로 350명을 주장하는 근거로 유일하게 제시한 것이 “2000년 감축한 인원이고 그 정도 규모의 학생들을 추가로 교육할 수 있는 인프라가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설명 역시 스스로의 얼굴에 침을 뱉는 행위다. 2000년 이후 우리나라 의과대학의 교육 인프라가 정체됐다는 자백이기 때문이다.
현재 의대학장들은 대부분 80년대에 의과대학을 다녔다. 1980년대 주요 의대 정원을 보면 현재 한해 입학생이 135명인 서울대 의대는 당시 260명, 125명인 부산대는 당시 208명, 110명인 경북대는 당시 196명 등 대체적으로 지금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의대학장들도 지금이 그때보다 교수나 병원 시설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교육 여건이 나아졌다는 것을 인정할 것이다. 1980년대에 비해 현재 기초교수는 2.5배, 임상교수는 3배 늘어났다.
세계적인 규모의 부속병원을 보유하고 있는 울산대 의대와 성균관대 의대의 입학정원은 40명에 불과하고 교수 1명당 학생수도 각각 0.4명, 0.6명 수준이다.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는 의과대학의 예과 과정이 있기 때문에 부족한 교육 여건이 있다면 앞으로 2년간 보완을 한다면 교육의 질을 충분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의료계와 보건복지부는 2000명 증원의 근거를 두고서도 충돌하고 있다. 복지부는 한국개발연구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서울의대 예방의학과 홍윤철 교수 연구를 근거로 증원 규모를 결정했다고 설명한다. 복지부 설명을 종합하면, 복지부가 의대 정원 증원 근거로 제시한 연구들이 한 목소리로 2035년이 되면 의사 1만여명 정도가 부족할 것으로 추계했고, 정부가 이를 근거로 2025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연 2000명 의대 정원을 증원해 1만명을 늘리는 정책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의대 증원 규모의 근거를 두고 의대학장들이 보건복지부와의 공개 토론을 통해서 그 적절성을 따지기를 바란다. 물론 그전에 먼저 할 일은 학생들을 학교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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