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의사 수 많고 의료접근성 높다?"…의협 주장 따져보니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병원을 떠나면서 수술이 줄줄이 취소되고 환자들의 불안이 극에 달한 오늘(20일)도 의사단체는 의사를 더 늘릴 필요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우리나라에 의사 많고, 의료 접근성도 높다는 게 이들의 주장인데 과연 사실인지, 강나현 기자가 팩트체크했습니다.
[기자]
2.6명,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의사 수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국가 평균이 3.7명인데 끝에서 두번째로 적습니다.
이건 의사단체도 인정합니다.
정부도 이렇게 평균보다 적으니까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고 봤습니다.
연구기관 세 곳이 내놓은 결과도 보탰습니다.
급속한 고령화 때문에 의료 이용이 크게 늘어 2035년까지 의사 1만5000명이 부족하다는 게 정부 계산입니다.
하지만 의료계는 국민 1인당 '외래일수'를 함께 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외래 진료 횟수는 1년에 14.7번으로 OECD 국가 1위이고, 평균보다 2.5배 높습니다.
의사 수는 더 적어도 외래 진료를 2배 이상 처리하고 있으니 문제 없다는 겁니다.
[김택우/대한의사협회 비대위원장 (지난 14일) : 한국은 특히 저렴한 비용으로 의료접근성이 좋은 나라로 최상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의사가 부족하면 의료접근성이 떨어져야 하는데 의사 부족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게다가 저출생으로 인구는 줄어드니 2천명이나 늘리면 나중에 남아돌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설득력이 다소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소아과 등 필수의료나 응급실, 지방의 산부인과 접근성이 높다고 체감하는 환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정부도 이렇게 반박했습니다.
[박민수/보건복지부 제2차관 (어제) : 외래 일수가 많은 이유는 소위 3분 진료, 3일 처방이라는 짧은 진료 시간, 짧은 처방 일수 때문입니다. 또한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급증하게 되면 지금 인력으로는 업무량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실제 고령층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셉니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연평균 4.4% 증가했습니다.
OECD 평균은 2.6%에 불과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 의대 40곳 학장들은 350명이 적당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거가 애매합니다.
[신찬수/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 (어제) : 350명이라는 숫자는 2000년 의약분업 파동 때 감축됐던 정원의 회복 정도고 그 학생들을 교육할 수 있는 인프라는 남아있을 거란 추측 하에.]
정부는 지난해 수요조사 때 대학들이 최소 2100명대를 희망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의료계와의 협상은 열려있지만 2000명이라는 숫자 자체가 바뀌는 일은 없을 거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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