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쇠에 영혼을 불어 넣다…단조 1인자 박근종

KBS 지역국 2024. 2. 2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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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1,200도 고열의 쇳덩이를 더 강한 금속으로 만드는 2,500톤급 단조기계는 러시아 기계를 들여와 국내에서 재제작한 겁니다.

["금형 기술과 여러 가지 소성 가공기술이 종합돼서 새로운 형상의 제품을 만들고 재료에 강성을 부여함으로써 새로운 제품으로 태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국내 최초, 최고의 기술로 국산화를 이끈 박근종 씨는 단조로 쇠에 영혼을 불어넣습니다.

한국기계공업의 심장부 창원산단에서 단조기술의 역사를 써온 영진테크는 38년의 역사를 가진 국내 첫 단조기계 전문기업입니다.

단조는 금속의 형상을 만들고 제품의 강성을 높이는 뿌리 산업의 핵심.

스무 단계 넘는 가공을 거친 ‘스핀들’에 기계설계 분야 기능한국인 박근종 대표의 단조기술이 집약돼 있습니다.

[박근종/기계설계 기능한국인 : "이 부분에서 공작물을 연결해서 기계 가공을 하게 됩니다. 단조하는 과정에서 이런 부분에 '메탈 플로우'라는 섬유 조직이 형성되고 조직이 치밀해져서 일반 강의 서너 배 되는 강성을 갖게 됩니다."]

클린룸에서 생산하는 ‘고속 스핀들’은 1미크론 이내 초정밀 가공이 가능한 공작기계 핵심 부품.

신 단조공법으로 강성과 내구성을 더 높였습니다.

["국내 모든 공작기계 만드는 회사에 다 저희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중소기업들도 자기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야 지속적이고 대기업에 종속되지 않는 그런 사업을 해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기계는 물론 유지 보수 인력과 수리 부품까지 수입에 의존하던 1980년대.

정밀가공, 기계설계 기술자로 기술연구에 매달리던 그는 단조기술 국산화를 위해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스위스에서 수입하던 이 부품도 국산화해 수입가의 5분의 1 가격에 국내 업체에 공급하는 등 국산화 제품이 20여 종.

기술경영과 연구 인력, 퇴직 후 재취업한 숙련기술인과 청년 기능인은 38년 강소기업의 자산입니다.

[서인일/퇴직 후 재고용 숙련기술인 : "나이가 들어서도 사회적으로 조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죠. 대표님이 기술 쪽으로 많이 아니까 자문을 받을 수 있고 서로 도움이 되죠. 상부상조."]

[김창섭/22세/입사 3년차 : "숙련되고 기술력을 많이 가지신 분들에게 직접 일대일로 배워볼 기회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저도 앞으로 대표님을 많이 본받으면서 성장할 것 같습니다."]

설계부터 제작까지 자체 개발한 장전 훈련탄, 포탄 제조용 단조프레스 기계 등 방산 분야에도 단조 신기술을 접목했습니다.

40, 50년 전 스위스, 러시아에서 만든 초대형 단조기계는 국산 부품과 기술로 다시 제작해 역수출하고 있죠.

[박근종/기계설계 기능한국인 : "새 기계의 한 10분의 1 가격에 새 기계 같은 성능을 만들어내는 것이 되겠습니다. 재제조는 단조기술과 기계 제조 기술이 복합돼야 합니다."]

자체 기술력으로 제작한 단조기계로 실제 제품을 양산하는 함안 공장.

독자 기술로 강성을 높인 자동차 바퀴 동력 전달 장치는 자동차 선진 국가로 수출됩니다.

[박근종/기계설계 기능한국인 : "정말 감개무량하죠. 불과 몇 10년 만에 자동차부터 수입하던 국가가 지금은 전 세계에 (부품까지) 수출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고교 시절부터 기계와 동고동락한 그에게 기술은 무엇일까요?

["많은 시간을 통해서 쌓인 경험과 노력의 산실이 바로 기술인데요. 지금처럼 이렇게 젊은이들이 기술을 선호하지 않고 새로운 진입이 없다면 아마 머지않아서 한국도 산업생태계가 다 무너질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한국단조공업의 오늘을 만든 박근종 대표는 지금 ‘내일의 기술’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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