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데"…지방 병원도 '인력 부족' 비상
지방은 가뜩이나 의사 부족 문제가 심각했던 만큼 더 걱정이 됩니다. 바로 전남대병원 나가 있는 정영재 기자 불러보겠습니다.
정 기자, 전남대병원에서도 많은 전공의들이 환자 곁을 떠났죠? 안 그래도 지방은 의사가 부족한 게 문제인데 오늘(20일) 괜찮았습니까?
[기자]
광주전남에서 가장 큰 거점병원인 이곳 전남대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는 319명입니다.
그중 207명이 오늘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중에는 사직서조차 안 내고 무단으로 결근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전공의들이 무더기로 빠지면서 응급실조차 인력이 부족한 상태로 운영 중이고요.
수술 대기도 길어지고 있습니다.
췌장암과 구강암 수술을 받으려고 사흘 전에 전북 부안에서 이곳까지 온 70대 환자를 만나봤는데요.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죠.
[전남대병원 입원 환자 : 나는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되지, 그렇지 않소? 나는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 거야. 이 사람들은 우습게 볼지 몰라도…]
[앵커]
말씀대로 환자들로서는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 문제죠. 다른 지역 병원들도 상황은 비슷하지 않았을까 참 걱정인데요.
[기자]
네, 오늘 저희 취재진은 경기도와 충청북도, 부산 등 지역의 큰 병원들을 돌아봤습니다.
아주대병원은 마취과 인력이 부족해 수술방 20여 개 중 12개만 열고 있다고 했고요.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에서는 이달 말까지 잡힌 수술을 전부 취소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당연히 환자들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는데요.
병원에 남아 더 많은 일을 떠맡게 된 인력들이 이런 환자들의 항의까지 고스란히 받고 있었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 : 저희가 전화를 드리고 난리 났죠. 암 수술은 잘못되면 책임질 거냐? 전이되면 책임질 거냐?]
[앵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간호사가 주축인 보건의료노조가 파업했을 때, 의사들이 병원에 붙였던 대자보가 다시 화제가 되고 있죠.
[기자]
네, 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며 노조가 벌인 파업 때 부산대병원 교수협의회 명의로 붙었던 대자보입니다.
'부산대병원은 동남권 환자들의 최후의 보루이자 희망'이라면서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못 받고 있으니 하루속히 돌아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의료 공백'이 생긴 건 같기 때문에 간호사들에게 '파업 중단'을 호소했던 대자보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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