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포화라면서도…"원전 더 짓겠다" 밀어붙이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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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임시 저장 시설이 2030년이면 꽉 차지만 영구 저장 시설을 짓기 위한 특별법 제정이 21대 국회에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특별법 제정 촉구 브리핑'에서 "2030년부터 한빛, 한울, 고리 원전 순서로 습식 저장조가 포화하는 등 원전 내 사용후핵연료의 포화가 임박했다"며 "탈원전·친원전과 무관하게 저장 시설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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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한빛 원전부터 습식저장시설 포화 임박
최종처분시설 확보 없이 신규 원전만 밀어붙여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임시 저장 시설이 2030년이면 꽉 차지만 영구 저장 시설을 짓기 위한 특별법 제정이 21대 국회에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현재 추가 건설 중인 신한울 원전 3, 4호기까지 막대한 양의 핵연료를 최종 처분할 시설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인데도 정부는 신규 원전을 짓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어 상황은 더 복잡해지고 있다. 한국 원전의 미래를 위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특별법 제정 촉구 브리핑'에서 "2030년부터 한빛, 한울, 고리 원전 순서로 습식 저장조가 포화하는 등 원전 내 사용후핵연료의 포화가 임박했다"며 "탈원전·친원전과 무관하게 저장 시설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는 사용후핵연료 영구 저장시설이 없어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를 임시 저장시설에 보관 중이다. 문제는 이 시설이 2030년부터 차례로 가득 차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국회는 2022년 11월부터 11회에 걸쳐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고준위 특별법)' 관련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영구 처분시설을 만드는 내용의 법안을 심사했지만 시설 저장 용량 등 핵심 쟁점을 두고 상임위원회에 상정도 하지 못했다. 2월 임시국회에서 고준위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 법안은 자동으로 사라진다.
"신규 원전 건설하겠다"면서… 폐기물 처리 계획은 사실상 '뒷전'
제때 영구저장시설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원자력발전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도 우려되고 있다. 현재 국내 원전 25기에서 이미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는 1만8,600톤이다. 이에 더해 현재 추가 건설 중인 원전을 포함 총 32기의 사용후핵연료 발생량은 4만4,692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수원은 저장 중인 핵연료 간격을 줄여 저장 용량을 늘리는 '조밀저장대'를 설치하는 등 원전 부지 내에 추가 용량을 확충하는 식으로 임시방편을 세우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황 사장은 "부지 내 저장 용량을 추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쓰고 있다"면서도 "최악의 경우 사용후핵연료가 가득 차면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발전소 운영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만 궈성 원자력발전소는 사용후핵연료저장조가 가득 차 가동 중인 원전 연료를 수용할 수 없게 되자 원전 1호기와 2호기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사용후핵연료를 처분할 저장시설 확보보다 신규 원전 건설만 앞세우는 정부 정책에 대해 쓴소리도 나온다. 영구처분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를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이루려 노력했지만 윤석열 정부에선 이 같은 시도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창의융합대학장은 "정부·여당에서 법안 통과가 정말 시급하다면 어떻게든 야당을 설득하려 노력해야 하지만 그런 모습 없이 신규 원전 건설만 강조하고 있으니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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