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배아도 태아" 미 법원 첫 판결 논란

냉동 배아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미국 쌍둥이 [사진 제공: 연합뉴스]

낙태권을 둘러싼 법적 갈등이 끊이지 않는 미국에서 시험관 아기 시술을 위해 만들어진 냉동 배아를 태아로 봐야 한다는 주 법원 판결이 처음 나왔습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앨라배마주 대법원은 지난 16일 냉동 배아도 태아이며 이를 폐기할 경우 법적 책임이 따른다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실수로 다른 부부의 냉동 배아를 떨어뜨려 파괴한 환자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는 재판에서, "태어나지 않은 아이도 아이"라며 냉동 배아도 아기와 같은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연간 수십만 명의 난임 부부가 체외 인공수정을 이용하고 있는데, 의료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인공수정의 소송 위험성을 높여 불임 시술을 원하는 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태어나지 않은 배아 및 태아의 인권 문제는 낙태권 찬반 논란의 핵심 쟁점 중 하나입니다.

그동안 낙태에 반대하는 운동가들과 의원들은 배아 폐기를 불법화하려고 시도해왔지만, 다른 주의 고등법원과 비교할 때 이번 판결은 이례적이라고 워싱턴 포스트는 설명했습니다.

2022년 연방 대법원의 낙태권 폐지 판결 이후 앨라배마에서는 거의 전면적인 낙태 금지 조치가 시행 중입니다.

조의명 기자(friend@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4/world/article/6572961_3644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