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찬도 하위 10% 통보…‘이재명 사천 논란’에 갈라지는 민주
4·10 총선을 50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천’ 논란으로 민주당이 연일 시끄럽다. 공천을 둘러싸고 중진 의원의 탈당과 공개적인 반발이 이어지면서 당 내분이 극심해지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와 비주류인 비명(비이재명)계의 계파 갈등이 봉합할 수준을 넘어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비명계 박용진 의원은 20일 “어제 민주당 국회의원 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10%에 포함됐음을 통보받았다”며 “오늘 민주당이 정해놓은 절차에 따라 재심을 신청하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치욕을 국민에 공개하는 이유는 내가 받고 있는 이 굴욕적인 일을 통해 민주당이 지금 어떤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는가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당을 사랑하는 많은 분이 경각심을 가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북을에서 20대 총선부터 내리 재선을 한 박 의원은 이번 총선 공천을 두고 친명(친이재명)계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 등과 경쟁하고 있다.
박 의원은 “오늘의 이 치욕을 공개하는 이유는 민주당이 지금 어떤 심각한 위기에 놓여있는가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많은 분이 경각심을 갖길 바라기 때문” 이라며 “비록 손발이 다 묶인 경선이지만 당에 남아 승리해 누가 진짜 민주당을 사랑하는지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밝히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단 한 번도 권력에 줄 서지 않았고 계파정치, 패거리 정치에 몸을 맡기지 않았다” 며 “그래서 아시는 것처럼 많은 고초를 겪었다. 오늘의 이 모욕적인 일도 그 연장선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힘을 가진 누구 한 사람에게만 충성하고 그를 지키겠다는 정치는 정작 국민에게 충성하고, 국민의 삶을 지키며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는 반드시 실패하게 된다”며 "그런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어제 임혁백 공관위장으로부터 (현역의원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 며 “이번 총선 목표가 이재명 대표 개인 사당화의 완성이냐”고 반발했다. 윤 의원은 “민주당 안에서 경쟁하겠다”며 탈당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 “하위 10%는 경선 득표율에서 30%의 불이익을 받는다. 상대에 비해 두 배의 득표를 해야만 이길 수 있는 수준의 불이익” 이라며 “그러나 멈추지 않겠다. 원칙과 상식의 동료들과 결별하고 민주당을 지키겠다고 결심한 순간 선산을 지키는 굽은 소나무가 되겠다고 했다. 어느 누가 오더라도 물러서지 않고 당당히 맞이해 평가받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현역 국회부의장인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4선·서울 영등포구갑)은 전날 탈당을 선언했다.
김 부의장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오늘 민주당이 제게 의정활동 하위 20%를 통보했다” 며 “영등포 주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모멸감을 느꼈다”고 탈당의 변을 밝혔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9일부터 ‘하위 20%’ 의원들에게 통보하기 시작했다.
◆커지는 민주당 공천 잡음…‘친문’ 뺀 ‘밀실 회의’ 논란
공천 잡읍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비주류인 비명(비이재명)계의 반발을 야기할 수 있는 논란거리들이 동시다발로 불거지면서 잠복해 있던 계파 갈등이 본격적으로 표면화하는 모양새다.
홍영표 의원은 1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상한 여론조사 때문에 당이 굉장히 혼란스러운 것 같다” 며 “민주당이 사천을 한다고 하면 국민들은 외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갑석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요 며칠 내 지역구에서 여성 후보를 내세운 정체불명의 여론조사 2건이 진행되고 있다” 며 “민주당에게 이번 총선은 도저히 지기 힘든 선거인데 이것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 광주을에서 출마를 준비해온 문학진 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당 지도부는 이 사태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 며 “공관위원장은 공신력 있는 복수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후보들의 본선 경쟁력을 철저히 검증하라”고 촉구했다.
일단 당 지도부는 해당 여론조사들은 당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 아니라며 진화를 시도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공천 시기에는 다양한 조사들이 행해지는 게 일반적” 이라며 “그 여론조사들을 당에서 진행한 것인지 다른 곳에서 한 것인지 직접 구별해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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