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살인' 피해자 오빠 "내일 동생 순직 심사…죽지 못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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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발생한 '신림동 성폭행 살인 사건'으로 희생된 피해자의 유족이 "그때 이후 우리 가족은 모든 게 멈춰 있는데 가해자 가족은 사과 한마디 없고 일상생활 잘하고 있다더라"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작년 8월 이후 지금까지 저는 모든 일을 멈출 수밖에 없었고, 어머니는 아예 집 밖에 못 나가신다"면서 "피해자 가족은 죽지 못해 사는데 가해자 가족은 사과 한마디 없이 이사 가서 회사 잘 다니며 일상생활 잘하고 있다고 한다. 이게 맞나"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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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발생한 '신림동 성폭행 살인 사건'으로 희생된 피해자의 유족이 "그때 이후 우리 가족은 모든 게 멈춰 있는데 가해자 가족은 사과 한마디 없고 일상생활 잘하고 있다더라"라며 울분을 토했다.
피해자의 오빠라고 자신을 소개한 A 씨는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통해 경찰을 통해 사건을 접했던 순간부터 회상했다.
A 씨는 "지난해 8월 17일 동생이 강간당했으며 뇌사 상태에 빠져 있다는 소식을 담당 경찰에게 들었을 때 당연히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다"면서 "경찰에게 명함을 찍어 보내라고 했는데 그걸 보고서야 믿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차를 운전해서 서울에 도착하니 새벽이 다 됐는데 '별일 아니겠지' 싶었던 동생의 상황은 처참했고 의료진으로부터 임종 면회를 해야 할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사고 나기 2주 전에도 방학이라 부산에 내려와서 셋이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했는데 믿어지지 않았다"면서 "중환자실에서 본 동생의 모습은 온몸이 긁힌 상처투성이였고, 기계에 의존해 호흡만 간신히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동생은 이틀 만에 하늘나라로 가버렸다"며 "그때까진 가해자고 뭐고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며 "어머니가 정말 산송장이셨다. 2022년 아버지가 폐암으로 돌아가시고 동생까지 저렇게 되니 저라도 정신 차려야겠다 싶었다"고 했다.
A씨는 아버지 묘 옆에 동생을 묻어주고 난 후에야 가해자에 대해 찾아봤다고 한다.
A씨는 "20살 때 군대에서 총기 들고 탈영하고 강제 전역 후 10년간 아르바이트 한번 안 해보고 집에서 컴퓨터게임이나 온종일 하는 그런 놈에게 제 동생이 당했다니"라며 "제 동생은 20살 때 서울교대 합격 후 15년을 첫 자취방 보증금 말고는 집에 손 한번 벌리지 않은 착한 딸이고 동생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극과 극의 인간이 제 동생을 저렇게 만들었는지 정말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호소했다.
이어 "작년 8월 이후 지금까지 저는 모든 일을 멈출 수밖에 없었고, 어머니는 아예 집 밖에 못 나가신다"면서 "피해자 가족은 죽지 못해 사는데 가해자 가족은 사과 한마디 없이 이사 가서 회사 잘 다니며 일상생활 잘하고 있다고 한다. 이게 맞나"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또 당시의 겪었던 소위 '2차 가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A씨는 "여자 혼자 그 시간에 뭐 하러 운동하러 갔냐" 등의 댓글을 보고 제정신으로 살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제 동생은 교내 탁구 연수를 위해 출근 중에 그렇게 되었다"며 "울다 웃다, 참 미친 사람처럼 살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21일 피해자의 순직 심사를 앞두고 있다"며 "합당한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 동생이 하늘나라에선 아버지와 편히 지냈으면 좋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유족 측은 지난해 10월 서울동작관악교육지원청에 교사·학부모 등 1만7576명이 동참한 탄원서와 함께 ‘순직유족급여 청구서’를 제출했고 인사혁신처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에서 순직 여부를 심사할 예정이다.
한편 가해자 최윤종은 지난해 8월 1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목골산 등산로에서 철제 너클을 낀 주먹으로 피해자를 무차별 폭행하고 최소 3분 이상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달 22일 1심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12월 최후진술에서 "큰 죄를 지었다"며 "유가족께 죄송하고 피해자의 명복을 빌겠다"고 한 최윤종은 선고 다음 날 바로 항소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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