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76명 제천 이주…올해 고려인 300명 유치 목표

오윤주 기자 2024. 2. 2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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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시가 인구감소로 인한 지방소멸 위기를 타개하려고 추진한 고려인 유치가 효과를 보고 있다.

제천시는 20일 "지난해 말 이후 고려인 33가구 76명이 제천으로 이주했다. 올해 안에 국내외 고려인 100가구 300여명을 추가로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천경찰서·제천교육청·제천상공회의소 등 기관·단체 등과 고려인 등 재외동포 이주·정착 지원 업무협약을 맺어 고려인 유치의 제도적 토대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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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중심가 고려인 상점 3곳 입점, 55명은 취업·주거·교육 완성
김창규 제천시장(왼쪽 둘째) 등이 충북 제천시 청전동 한 고려인 상점을 찾아 창업을 축하하고 있다. 제천시 제공

충북 제천시가 인구감소로 인한 지방소멸 위기를 타개하려고 추진한 고려인 유치가 효과를 보고 있다. 제천 중심가에 고려인 상점이 생기는가 하면 기업·학교 등에도 고려인이 늘고 있다.

제천시는 20일 “지난해 말 이후 고려인 33가구 76명이 제천으로 이주했다. 올해 안에 국내외 고려인 100가구 300여명을 추가로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천 고려인들은 경기 안산, 인천, 광주 등 전국에서 왔으며, 러시아 사할린 동포 2명도 제천으로 이주했다. 이들 가운데 고려인 22가구 55명은 제천 지역 업체에 취업하고, 자녀들은 초·중·고·대학 등 공교육 과정에 진학해 정착하고 있다. 이신구 제천시 인구정책팀장은 “제천시는 사상 처음으로 인구가 12만명대(1월 기준 12만9852명)로 떨어지는 등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을 걱정하는 곳”이라며 “제천 이주 고려인들은 주민등록상 제천 인구에 포함되지 않지만 생활인구로 제천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제천시는 지난해 ‘고려인 등 재외동포 주민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고려인 유치에 나섰다. 김창규 제천시장 등은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국을 방문해 고려인 단체 등과 고려인 유치 협약을 하기도 했다. 이어 제천경찰서·제천교육청·제천상공회의소 등 기관·단체 등과 고려인 등 재외동포 이주·정착 지원 업무협약을 맺어 고려인 유치의 제도적 토대를 마련했다.

제천시 재외동포지원센터 등이 지난해 12월28일 연 고려인 송년의 밤 행사에 참석한 고려인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제천시 제공

제천시는 지난해 10월24일 제천 대원대 기숙사를 새로 단장해 102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재외동포지원센터를 조성했다. 지역 적응, 조기 적응, 사회 통합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고려인 정착을 돕는다. 초기 6일 동안 진행하는 지역 적응은 교통·지리·문화·소비 등을 익히는 ‘제천 공부’ 시간이다. 법무부가 정한 3시간 조기 적응 교육을 마치면 한국어, 한국 문화, 한국 사회 이해 등으로 짜인 사회 통합 프로그램 교육을 받는다. 제천 이주 고려인들은 모두 이들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있다.

제천시는 고려인 취업·주거·교육·복지 지원 대책도 마련했다. 고려인 자녀에게 1인당 30만원씩 돌봄수당을 주고, 지역 의료기관과 연계해 연간 20만원씩 의료비도 지원한다. 제천시는 인재육성재단을 통해 1년 이상 제천에서 생활한 고려인 초중고생에게 50만원, 대학생에게 100만원씩 장학금을 주고 방과 후, 방학 중 돌봄 확대도 추진할 참이다.

제천시는 올해 고려인 300명을 유치하는 등 3년 안에 고려인 1천명을 유치하는 게 목표다. 법무부가 추진하는 지역 특화형 비자 사업에 선정된 제천시는 단기 체류, 방문 취업, 재외동포, 영주 등 비자를 발급받아 국내에 합법적으로 체류하는 고려인 동포를 대상으로 이주·정착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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