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농심배서 자오천위 제압…’만리장성’ 7부 능선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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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이변은 불허됐다.
20일 한중일 반상(盤上) 삼국지로 알려진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우승상금 5억 원)에서 한국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신진서(24) 9단이 중국의 네 번째 선수로 출전한 자오천위(25) 9단에게 보여준 반상 운영이다.
"신 9단의 수법은 자오천위 9단의 차분한 기풍을 염두에 두고 가지고 나온 것 같다"는 중국 현지 방송 해설도 이런 판세 진단을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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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터 거칠게 공세
농심배 우승까지 3연승 필요
다음 상대는 중국 커제 9단
이번에도 이변은 불허됐다. 인공지능(AI)에 가장 가까운 수순을 보여준다는 의미로 붙여진 ‘신공지능’의 현란한 행마가 중국 만리장성 바둑의 7부 능선을 안정적으로 넘어가면서다. 20일 한중일 반상(盤上) 삼국지로 알려진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우승상금 5억 원)에서 한국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신진서(24) 9단이 중국의 네 번째 선수로 출전한 자오천위(25) 9단에게 보여준 반상 운영이다.
이날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벌어진 농심배 3라운드 본선 제11국에서 신 9단은 초반부터 평소와 달리, 치열한 수순으로 줄기차게 상대방을 압박했다. 실제 초반 포석 단계에서 자오천위 9단의 우변 한 칸 띄운 사이에 끼움수(28수)로 상대방의 공격을 유도, 혼전 양상으로 끌고 가려는 시도까지 엿보였다. 어지러운 형세에서 정교한 수읽기를 기반으로 한 치열한 전투는 신 9단의 전공 분야다. 이런 의도는 수비적인 기풍을 보여왔던 자오천위 9단에게 맞춤형 전략으로 풀이됐다. “신 9단의 수법은 자오천위 9단의 차분한 기풍을 염두에 두고 가지고 나온 것 같다”는 중국 현지 방송 해설도 이런 판세 진단을 뒷받침했다.
신 9단의 이런 의중은 적중했다. 상변에서 우상기 방향으로 번진 접전에서 자오천위 9단에게 실속도 없이 나약한 착점들(65수, 69수)을 받아낸 것. 이 시점부터 인공지능(AI) 승률 그래프도 급격하게 신 9단에게 쏠렸다. 자오천위 9단은 대국 도중, 수시로 고개를 흔들면서 괴로움도 내비쳤다.
신 9단은 중반 한 때 미미한 우상귀 실수에도 마지막 좌하귀 부문에서 자오천위 9단의 5점을 수중에 포획하고 손실 만회에 성공했다. 자오천위 9단은 이후, 우변과 우하귀에서 몽니를 부리면서 수순은 이어갔지만 역전의 빌미는 찾긴 어려웠고 224수 만에 돌을 던졌다.
이날 바둑 TV에서 대국을 해설한 박정상(37) 9단은 “신 9단은 자오천위 9단과 이번 대국에서 상대방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대국에 임하는 전략가다운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신 9단의 이날 승리로 중국에선 자국 랭킹 1,2,3위인 구쯔하오(26) 9단과 커제(27) 9단, 딩하오(24) 9단만이 남게 됐다. 21일 열릴 신 9단의 다음 상대는 커제 9단으로 정해졌다. 신 9단은 커제 9단과 상대전적에서 11승11패로 동률이지만 지난 2021년 5월에 벌어졌던 중국갑조리그바둑에서 패한 이후, 6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이날 대국 승리로 이번 농심배에서만 3연승을 이어간 신 9단은 지난 2005년 당시 농심배에서 일본 및 중국 선수들을 상대로 5연승과 함께 우승 트로피까지 거머쥔 이창호(49) 9단의 ‘상하이 대첩’ 드라마 재현에 더 다가섰다. 현재 국내·외 바둑계의 유일한 국가대항전인 농심배는 한·중·일 각 나라에서 뽑힌 5명의 선수가 팀을 구성, 연승전 형태로 진행된다.
허재경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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