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사건도 "現시장 책임"…주민소환 남발

오유림 2024. 2. 2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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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과천시 주민들이 신계용 과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를 청구했다.

지난 13년 동안 과천시에서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가 청구된 것은 2011년 여인국 전 시장, 2021년 김종천 전 시장에 이어 벌써 세 번째다.

과천시민은 2011년 여 전 시장과 2021년 김 전 시장에 대한 직무소환 투표 진행까지는 성공시켰지만, 투표함을 열 수 있는 최소 기준(유권자의 3분의 1 참여)에 이르지 못해 투표함을 열지 못하고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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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역대 3번째 주민소환
하수처리 소송 패소 이유로 청구
소환 투표에만 3.4억 세수 부담
제도 도입 후 실제 투표는 11건뿐
"지방선거급 행정력 낭비" 우려

경기 과천시 주민들이 신계용 과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를 청구했다. 지난 13년 동안 과천시에서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가 청구된 것은 2011년 여인국 전 시장, 2021년 김종천 전 시장에 이어 벌써 세 번째다. 과천시 인구가 적다 보니 주민소환 투표를 진행할 수 있는 기준(유권자 대비 15%)이 낮아 벌어지는 현상이다. 직접 참여 민주주의를 위해 마련된 주민소환 제도가 악용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9889명만 서명하면 투표 진행

주민소환 제도는 일정한 절차를 거쳐 해당 지역의 단체장 및 지방의회 의원을 불러 문제 사안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투표를 통해 단체장을 제재할 수 있는 제도다. 2006년 5월 24일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이듬해인 2007년 7월부터 시행됐다. 이 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과 투표로 선출된 지방의회 의원을 소환할 수 있다.

이번 소환을 신청한 이는 시민 김동진 씨다. 김씨는 “주민소환은 시민의 권리”라며 “과천시는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행정을 잘못 처리해 7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관사 관리 부실, 신천지 공약 미이행, 용마골 보도교 신설 추진 등의 행정은 시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3년 과천시가 잘못한 행정에 대한 책임을 2024년에 묻겠다는 얘기다.

주민소환 투표가 실제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최소 서명 인원이 충족돼야 한다. 지난해 과천시의 총인구는 8만1000명, 현재 유권자는 6만5925명이다. 규정상 9889명의 서명만 받으면 투표할 수 있다. 투표에 유권자의 3분의 1 이상이 참여하고 과반수가 찬성하면 단체장을 해임할 수 있다.

김씨 등 주민들은 그동안 과천시정에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하며 주민소환 투표를 거듭 신청하고 있다. 2011년 여 전 시장은 지식정보타운지구 공약을 파기했다는 이유로 소환 청구를 받았고, 2021년 김 전 시장은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에 4000가구를 더 짓겠다는 정부 정책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환투표에 부쳐졌다.

시장업무 중단…수억원 경비 지출

큰 잘못이 없는데 이뤄진 주민투표는 행정력 낭비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과천시민은 2011년 여 전 시장과 2021년 김 전 시장에 대한 직무소환 투표 진행까지는 성공시켰지만, 투표함을 열 수 있는 최소 기준(유권자의 3분의 1 참여)에 이르지 못해 투표함을 열지 못하고 끝났다. 이번에도 비슷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신 시장 소환투표 진행 여부에 대한 서명은 오는 4월 11일부터 6월 9일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투표를 앞둔 기간(선거 기간) 시장 직무는 정지된다. 앞서 두 시장도 20일가량 업무가 중단됐다. 비용도 문제다. 과천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투표 관리경비를 위해 3억3950만원을 28일까지 납부해 달라고 과천시에 통보했다. 앞서 두 차례 선거에서도 수억원의 경비가 발생했다. 과천시 주민들 중에서도 거듭된 주민소환 추진에 동의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07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주민소환은 총 138건 발생했다. 하지만 투표 실시까지 이어진 사례는 약 8%인 11건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시행 첫해 경기 하남시의 시의원을 대상으로 한 2건을 제외하고는 미개표로 소환이 무산됐다. 과천시 관계자는 “지식정보타운 등 대규모 개발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런 사업들이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될 수 있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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