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이강인-손흥민 사태의 진상과 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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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의 핵심인 이강인과 손흥민의 다툼을 둘러싼 대중의 관심은 높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검색 도구인 빅카인즈를 통해 '이강인'과 '손흥민' 키워드를 입력하면 지난 일주일간 신문·방송 등에서 1069개의 기사가 검출된다.
몸싸움의 당사자인 손흥민과 이강인에게 경위서를 받고, 선수단의 얘기도 청취해 팬들에게 명확하게 공개해야 한다.
대표팀 선수단이 입장을 모아 의견을 표명한다면, 미디어의 시시비비 논란을 한순간에 초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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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의 핵심인 이강인과 손흥민의 다툼을 둘러싼 대중의 관심은 높다. 하지만 미디어의 취재력과 시선은 제한돼 있고, 팬들도 진상을 몰라 답답해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검색 도구인 빅카인즈를 통해 ‘이강인’과 ‘손흥민’ 키워드를 입력하면 지난 일주일간 신문·방송 등에서 1069개의 기사가 검출된다. 기사의 연관어를 보면 둘의 소속 팀인 생제르맹과 토트넘이 두드러지지만, ‘주먹질’ ‘몸싸움’ ‘악플’도 검색된다.
선수 생명과 직결된 주먹질이나 몸싸움 이슈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미디어는 실체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에서는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사건이고, 선수마다 말이 달라 통일된 그림을 그리기 어렵다고 한다.
보도의 내용도 제각각이다. 영국 매체 더 선은 최초에 손흥민이 ‘싸움을 말리다’가 손가락 부상을 당했다고 했지만, 그날 오후 국내 언론은 ‘손흥민이 멱살을 잡았고, 주먹질이 나왔다’고 달리 전했다. 그다음 날에는 아예 이강인의 주먹이 ‘손흥민의 얼굴에 맞았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당사자에게 확인한 것이 아니다.
대중은 세계에 대한 정보를 주로 미디어를 통해 얻는다. 하지만 관계자 진술에 기초한 미디어의 1차 정보는 언어로 바뀌거나 편집을 거치면서 실체적 진실과 거리가 생겨난다. 이런 허상은 ‘클릭 저널리즘’ 환경에 의해 꼭 몰라도 될 정보가 덧칠되고 새로 가공되면서 실재와는 다른 과상이나 과실재(Hyperreal)로 둔갑한다. 장 보드리야르가 말한 시뮐라크르(가상)가 진실인 양 현실을 지배하는 셈이다.
장기간 합숙하는 스포츠 종목별 대표팀 안에서는 엄청난 압박이 선수들을 짓누른다. 일촉즉발의 갈등 상황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다. 이번엔 내부에서 충분히 소화될 수 있는 사건이 노출되면서, 한 천재 선수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책임 있는 단체라면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몸싸움의 당사자인 손흥민과 이강인에게 경위서를 받고, 선수단의 얘기도 청취해 팬들에게 명확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면, 당사자나 선수단이 직접 나서야 한다. 대표팀 선수단이 입장을 모아 의견을 표명한다면, 미디어의 시시비비 논란을 한순간에 초월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진실을 덮는 게 아니라, 허상의 세계에서 진실을 구성하는 조건이다.
김창금 스포츠팀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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