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증후군, 구체적인 증상과 진단법은?

임태균 기자 2024. 2. 2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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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만성 직장 스트레스”
칼슘 등 영양 섭취, 충분한 수면과 휴식이 중요

물리적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했어도 피로가 풀리지 않고 업무는 물론, 일상에서는 무기력함을 느끼며 심지어 인생의 방향을 잃은 것 같은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번아웃 증후군을 앓고 있어서다. 번아웃 증후군은 왜 발생하고 대처법은 무엇일까.

번아웃 증후군은 극심한 피로와 전신 무력감이 주된 증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번아웃 증후군이란?=충분한 휴식 뒤에도 극심한 피로 증상이 풀리지 않고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가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이다. 정신적 탈진(소진)으로도 불린다. 번아웃 증후군이란 이름은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로 모든 에너지가 방전된 것 같이 업무나 일상 등에 무기력해진 상태라는 의미에서 붙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번아웃 증후군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만성 직장 스트레스’로 규정하기도 했다.

박세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번아웃 증후군은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지속되면서 생긴 부신의 코르티솔 호르몬과 교감신경 항진이 그 원인”이라며 “HPA(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축)가 과도하게 활성화돼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공 지향적이고 성과 위주의 현대사회에서 과도한 업무, 부적절한 휴식, 영양소가 부족한 식사 등으로 부신 기능이 저하되면서 생길 수 있는 내분비 호르몬의 변화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번아웃 증후군 치료를 위해서는 생활습관 교정과 스트레스 관리가 꼭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주된 증상은?=번아웃 증후군이 발생하면 만성피로와 함께 아침에 일어나기 어렵고 감기 등 상기도감염의 재발이 잦으며 확연하게 체력이 떨어진다. 일상적인 생활이나 가벼운 운동에도 극심한 피로를 느끼고 전신 무력감도 나타날 수 있다.

또 ▲이유 없는 체중 감소 ▲알레르기 증상 ▲관절통 등이 반복적으로 발생하지만, 일반적인 검사로는 아무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극심한 피로감 ▲전반적인 위약감 ▲우울감 ▲불면증 등과 함께 예민하고 쉽게 화를 내거나 어지럽고 실신하기도 한다.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탈진‧무력증도 자주 나타난다. 탈진은 보통 신경학적 원인으로 생기는데 ▲세포 기능의 부전 ▲간독성 ▲과도한 사이토카인의 분비 등으로 발생한다. 무력증은 오후 늦은 시간에 심하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증상으로, 내분비 장애로 인한 저혈당 증상이나 알레르기 반응에 따른 히스타민의 증가 또는 부족 등으로 발생한다.

◆진단과 대처법은?=피로 증상은 같은 상황에서도 개인마다 달라 계량적인 평가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설문지를 바탕으로 14문항을 사용하는 ‘만성피로지수(Chalder Fatigue Scale)’가 가장 많이 쓰이지만 액티그래피(Actigraphy)라는 의료기기로 피로와 일상적인 신체활동 간의 관계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진단하기도 한다. 액티그래피는 주로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들에서 사용한다.

질병관리청

번아웃 증후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가장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을 찾고, 충분히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면은 부신 고갈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수면 환경의 개선과 이완 요법 등 깊은 잠을 잘 수 있는 조치를 취하고 개인에게 맞도록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음식은 칼슘이 풍부한 식품을 많이 섭취하면 만성피로 증상을 완화하고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인체 영양연구소가 10명의 여성에게 칼슘 함량이 각기 다른 4가지 종류의 식사를 39일간 하게 하는 실험을 한 결과, 칼슘을 많이(하루에 3컵 반의 요구르트, 또는 탈지유에 함유된 만큼의 양) 섭취한 여성군에서 ▲월경통 ▲수분 정체 ▲피로감 ▲무기력한 기분 등의 증세가 훨씬 약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됐다.

박세진 교수는 “번아웃 증후군은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보다는 영양 섭취와 휴식 등 생활습관 교정과 스트레스 관리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며 “보다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 생활양식과 사고 방향의 전환이 필요하고, 이완반응과 인지행동요법을 꾸준히 실천하면서 지속적으로 생활습관 교정에 힘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번아웃 증후군은 단순한 스트레스나 피로감이 아닐 수 있다”며 “의욕과 동기를 완전히 상실하고 결국에는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을 주게 되며 심할 경우 우울증으로도 연결될 수 있고, 만성적인 증상으로 심화할 수 있어 결코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는 질환”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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