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17년차 삼성맨 설계사… "맞춤상담으로 최적 보험상품 찾아줄때 보람"
어머니 권유로 보험설계사 입문… 정년 없어 만족도 높아져
車·재물 보험전문가 등 고객 신뢰 얻기 위한 다수 자격 보유
단순히 상품 판매 아니라 진정으로 고객 문제해결 우선 영업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이 커지면서 과열된 영업 환경에서 고객 중심 기반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현장에서 경쟁 가열 구도에 위기감만 갖는 설계사는 그만큼 자신만의 무기가 없는 설계사라고 생각한다."
최근 보험업계는 자회사형 GA 확대와 GA 대형화 추세로 판매 인력 확보 경쟁이 거세다. 실적이 좋은 설계사를 영입하기 위해 웃돈을 주고 빼오는 등 설계사 스카우트 경쟁 또한 치열하다. 잦은 설계사 이동으로 인해 '고아계약'이나 '승환계약' 같은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아계약은 보험계약을 모집한 설계사의 이직이나 퇴직 등으로 보험계약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계약이며, 승환계약은 보험 설계사가 다른 회사로 옮기면서 관리하던 고객의 계약을 해약한 뒤 새 회사의 보험계약으로 다시 가입시키는 것을 뜻한다.
심재욱(44·사진) 삼성화재 YB(Your own business)영업부 GM(팀장)은 이런 영업 경쟁에서도 흔들림 없이 고객 중심 서비스에 매진하고 있다. 심 팀장은 단순히 상품을 팔기 위한 게 아니라 진정으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점을 우선해 영업 현장에서 뛰고 있다.
한국체육대를 졸업한 그는 방과후 축구교실, 주말 체육, 학교 체육 등 강사로 일을 하던 중 어머니의 권유로 2008년 9월 보험설계사의 세계에 입문했다. 1995년부터 삼성화재에서 설계사로 근무하고 있는 어머니(현재 영업팀장)를 보며 어렴풋이 생각했던 설계사 직업을 업으로 삼았다.
심 팀장은 표준 지점에서 중장년층과 함께 55개월을 근무하던 중 만 30세 이하 대졸 채널 출신의 청년 보험설계사 조직인 SRA(Samsung Risk Advisor) 발대와 함께 지역단장의 권유로 SRA 매니저 면접에응시, 2013년부터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처음 시작할 때는 설계사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며 "하지만 동년배의 지인들과 소득이나 시간적인 측면에서 봐도 극명히 비교가 되고, 정년이 없어 퇴사를 걱정하지 않아도 돼 40대가 넘어가면서 만족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직업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본인만의 경쟁력도 굳건해지고 있다. 현재 우수 인증 설계사(8회)와 블루리본 수상(2020년), 사내 블루 RC(보험설계사), 재무설계사(AFPK) 자격 취득, 자동차 및 재물 보험전문가 등 대외 및 사내에서 여러 타이틀을 확보하고 있다.
개인 및 법인 등 여러 고객을 가진 심 팀장은 고객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다양한 자격증을 갖는 것을 중시했다. 그는 "자격이 있는 설계사와 그렇지 않은 설계사는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데 있어서 차이가 많다"며 "설계사라는 직업은 공신력을 갖기 쉽지 않기에 자격이 많은 설계사에게 상담을 받고 싶어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고객 관리 비결에 대해선 "고객이 필요할 때 얼마나 빠르게 요구를 해결할 수 있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해 매일 일찍 출근하고 특별한 일이 없을때도 사무실에서 근무하며 고객의 요구를 빠르게 처리해 드리고 있다"며 "실적과 매출 만을 위해 상담하는 일부 설계사와는 다르다는 점을 먼저 알고 다른 고객을 소개해주는 등 연이 이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GA 채널의 영향력이 커진 데 따른 제3보험 시장 경쟁과 온라인 플랫폼 채널 등장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가령 생명보험 대표 상품인 종신보험과 손해보험 가운데 어느 보험을 택할지를 예로 들어보자. 종신보험은 미국에서 가난의 대물림의 보완하기 위해 출시한 상품으로 생존 보장의 성격보다는 상속을 위해 개발된 상품이다. 따라서 상품구조상 동일 보장 대비 손해보험보다 비쌀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설명드리면 손해보험 상품을 선택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담은 재무설계를 공부했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으로, 제3보험 시장이 확대된다 하더라도 고객들에게 담보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통해 신뢰를 주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심 팀장은 고객별 맞춤 상담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첫 통화, 첫 대면의 순간이 가장 중요하기에 절대 정형화된 상담이나 설계를 하지 않는다"며 "고객에게 맞춰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한 분인지 친근하게 다가가는 게 필요한 분인지 등에 따라 상담 방향을 다르게 접근한다"고 했다. 이어 "파는 것이 (설계사의) 인생이라고 하지만 사실 팔기만을 위해 상담하지 않는다"며 "계약 체결을 목적으로 한 상담이 아닌 고객이 고민하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며, 계약이 불가능한 분도 내가 아니면 다른 데서 도움받기 힘들다는 걸 잘 알기에 최대한 도움을 드리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심 팀장은 한때 설계사 일을 그만두고 다른 사업도 꿈꿨지만, 현재 삼성화재 설계사로 은퇴때까지 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태어나 설계사가 꿈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고 저 또한 그랬다"며 "사업 발판 마련을 위해 설계사 일을 하게 됐지만, 만 15년이 되는 순간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이 직업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죽을 때까지 해도 나쁜 선택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현재의 상황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으면 큰 부족함 없이 자녀가 원하는 것을 이뤄줄 수 있을 것 같아 그걸로 만족한다"며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목표로 고객 한 분 한 분과 오늘도 만난다"고 덧붙였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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