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재 법무부 장관 “신속 수사·재판 위해 업무 프로세스 재점검 필요”
20일 임명된 박성재 신임 법무부 장관은 취임사에서 “다수의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민생사건에 대한 신속한 수사와 재판을 위해 업무 프로세스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박 장관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박 장관은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검경 수사권을 조정하는 법안이 시행된 후 수사와 재판 지연으로 많은 국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검찰과 경찰 간 사건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면서 사건 떠넘기기, 부실 수사 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기존 제도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모색하는 등 심도 있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고 무엇보다 우리의 업무 자세를 다시 가다듬어야 한다”고도 했다.
두달 뒤로 다가온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두고는 “일부 검사들의 정치 행위에 대한 외부의 시선이 매우 따갑다”라며 “검사들이 ‘검사 선서’를 다시 읽고 검사의 직에 나서며 약속했던 마음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경제 활성화를 뒷받침하는 법무부 역할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하자고 당부했다. 그는 “평소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법집행을 통해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해왔다”라며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국제 기준에 맞는 선진법질서 인프라 구축과 체계적이고 균형 잡힌 외국인·비자 정책을 추진해나가도록 하자”고 했다.
다음은 박 장관 취임사 전문.
법무부 공직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대한민국의 법질서 확립을 책임지고 있는 이곳 법무부에서 여러분과 함께 근무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공직을 떠난 지 6년여 만에 국민과 국가를 위해 다시 헌신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부여받아 무거운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법무 가족 여러분을 직접 마주하니 감회가 새롭고 마음이 든든합니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에서도 국민이 부여한 소임에 최선을 다해 온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법무부를 역동적으로 이끌어주셨던 전임 한동훈 장관님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랑하는 법무 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앞으로 우리 법무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공정하고 따뜻한 법치행정’을 말드리고자 합니다.
법무부 본연의 임무는 지금까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습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를 두 기둥으로 하는 헌법 가치를 바탕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법치주의’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에게 부여된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법무부가 ‘민생’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세심히 배려해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법무 가족 여러분!
공정하고 따뜻한 법치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우리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방향에 대해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공정한 법집행으로 법과 질서를 확립하는데 최선을 다합시다.
법집행은 실질과 형식이 모두 공정해야 합니다.
즉,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 눈높이에서 공정하게 처리되는 것으로 보이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검경의 수사권을 조정하는 법안이 시행된 이후, 수사와 재판의 지연으로 많은 국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또한, 검찰과 경찰 간의 사건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면서 사건 떠넘기기, 부실 수사 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다수의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민생사건에 대한 신속한 수사와 재판을 위해 업무 프로세스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 제도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모색하는 등 심도 있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고, 무엇보다 우리의 업무 자세를 다시 가다듬어야 합니다.
이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선거가 그 어느 때보다도 공정하게 깨끗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일부 검사들의 정치 행위에 대한 외부의 시선이 매우 따갑습니다.
검찰을 향한 비판이 다 옳은 것은 아니겠지만 지금은 검사 스스로 자세를 가다듬고, 사명감을 되찾아야 할 때입니다.
저는 멀리 갈 것 없이, 검사들이 ‘검사 선서’를 다시 읽고 검사의 직에 나서며 약속했던 마음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선서한 대로 검사에게 부여된 막중한 사명을 가슴에 새기고,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할 것을 새롭게 다짐했으면 합니다.
저도 검사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제도와 환경이 뒷받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음으로, 국민의 일상을 위협하는 민생범죄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실효적인 재범 방지 정책을 추진해 나갑시다.
전세사기, 보이스피싱범죄 그리고 이상동기 강력범죄 등 주요 민생범죄에 대하여는 유관기관 간의 긴밀한 협력과 철저한 범죄수익 환수, 촘촘한 범죄안전망 구축으로 범죄 대응 역량을 한층 더 높여주기 바랍니다.
마약이나 청소년 온라인 도박 등 중독범죄에 대하여는 처벌뿐만 아니라 치료·재활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저는 치료·재활, 보호관찰 등 재범 방지 대책들이 실효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국민들께서 실감할 수 있는 정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중독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전문기관은 왜 찾기 어려운 것인지, 반복적인 처벌과 재범 방지 대책에도 불구하고 소년범의 재범률은 왜 높은 것인지, 우리가 고민하고 답을 찾아야 할 문제들입니다.
다음으로, 범죄피해자와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따뜻한 법치를 실천합시다.
범죄피해자들의 시각과 입장에서 피해자들의 절차적 권리를 강화해 나가고, 피해자들이 신속하고 편리하게 지원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올 7월 서울에 처음으로 설치되는 ‘범죄피해자 원스톱 솔루션 센터’가 명실상부하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곳으로 내실 있게 운영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형사사법 절차뿐만 아니라 법무행정 전반에 걸쳐 적법절차를 철저히 준수하여 엄정하면서도 절제된 법집행이 이루어지도록 당부드립니다.
법무부가 든든한 인권의 보루라는 인식이 국민들께 각인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경제 활성화를 뒷받침하는 법무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해보았으면 합니다.
평소 저는,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법집행을 통해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이를 위해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국제 기준에 맞는 선진법질서 인프라 구축과 체계적이고 균형 잡힌 외국인·비자 정책을 추진해 나가도록 합시다.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국가 기관은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할 때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출발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바른 자세를 가다듬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공직자는 투철한 사명감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과, 옳은 내용을 설득하고 추진할 줄 아는 용기를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는 엄격한 자세를 유지하되, 국민의 목소리에는 겸손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늘 경청해 주기 바랍니다.
이를 통해 믿음직한 법질서 수호자로서, 든든한 인권의 보루로서, ‘공정하고 따뜻한 법치행정’을 실현해 나갑시다.
몇 해 전 언론 칼럼에서, 일상의 업무에 헌신하는 공직자들이 시민과 공동체의 생명과 영속을 지탱한다는 취지의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일상의 업무에 헌신하는 여러분들이 우리 공동체의 기둥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직과 자신의 업무를 ‘복 짓는 기회’로 여겨 자긍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합시다.
다시 한번 법무 가족 여러분과 함께 근무하게 되어 기쁘다는 말씀을 드리며,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항상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2월 20일
법무부장관 박 성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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