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안 나지만 험하게 재밌네..‘파묘’[한현정의 직구리뷰]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4. 2. 2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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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잘 알 거야, 묘 하나 잘못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최대 무기는 초강력 팀플레이(풍수사, 장의사, 무속인)요, 의외의 허점은 (무섭기보단) 기괴한 몰골의 '험한 것'들이다.

두려움·궁금함·긴장감 등 복합적인 감정들을 건들이는, 예상보다 '겁'은 안 나지만 그래서 진입 장벽은 낮은, 화끈한 오컬트 팝콘 무비, '파묘'(감독 장재현)다.

오컬트적 매력은 기대만 못하지만, 풍수사·장의사·무속인들의 협업에서 주는 미묘한 줄타기의 묘미가 그 아쉬움을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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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투잡’ 뛰셔도 되겠어요...
‘파묘’ 스틸. 사진 i 쇼박스
“전부 잘 알 거야, 묘 하나 잘못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최대 무기는 초강력 팀플레이(풍수사, 장의사, 무속인)요, 의외의 허점은 (무섭기보단) 기괴한 몰골의 ‘험한 것’들이다. 두려움·궁금함·긴장감 등 복합적인 감정들을 건들이는, 예상보다 ‘겁’은 안 나지만 그래서 진입 장벽은 낮은, 화끈한 오컬트 팝콘 무비, ‘파묘’(감독 장재현)다.

미국 LA,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은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집안의 장손을 만난다.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챈 ‘화림’은 이장을 권하고, 돈 냄새를 맡은 최고의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까지 합류한다.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악지 중에 악지에 자리한 기이한 묘. ‘상덕’은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제안을 거절하지만, ‘화림’의 설득으로 결국 파묘가 시작되고, 나와서는 안될 것이 나오고야 만다. 어렵사리 상황이 수습되는가 싶더니 역대급 ‘험한 것’과 마주하게 된다. 막을 수도, 없앨 수도, 근처만 가도 화를 면할 수 없다는 그것, 이들은 과연 살아 남을 수 있을까.

‘파묘’ 스틸. 사진 i 쇼박스
어렸을 적 100년이 넘은 무덤의 이장을 지켜본 메가폰의 기억으로부터 시작됐다는 영화는 ‘파묘’라는 흥미로운 소재에 동양 무속 신앙을 가미, 미스터리한 사건과 개성갑 캐릭터들로 조화롭게 엮어냈다.

공포 지수는 예상보단 낮고, 이야기의 전개는 쉽다. 오컬트적 매력은 기대만 못하지만, 풍수사·장의사·무속인들의 협업에서 주는 미묘한 줄타기의 묘미가 그 아쉬움을 달랜다.

무엇보다 장재현 감독의 오컬트 3부작 가운데 가장 대중적이다. 깊이 있지만 다소 복잡한 서사를 내세웠던 ‘사바하’와 캐릭터 위주의 전통 오컬트물의 색깔이 진했던 ‘검은 사제들’ 사이의 균형을 맞췄다.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협업이 빛을 발휘한 매력적인 캐릭터 무비.

‘파묘’ 스틸. 사진 i 쇼박스
땅을 찾는 풍수사로 분한 최민식은 내내 든든하게 이끌며 엔딩까지 우직하게 책임진다. 원혼을 달래는 무당 김고은은 미친 흡입력으로 예고했던 시그니처 장면들을 완성한다. 예를 갖추는 장의사 역의 유해진은 조력자이자 베테랑 쉼표로 유쾌한 유머를 책임지며, 경문을 외는 조수 무당 이도현도 사건의 정점에서 강렬한 에너지로 자신만의 개성을 뽐낸다.

구멍 없는 명품 연기요, 알찬 시너지다. 각각의 직업들은 묘를 이장할 때 저마다의 능력으로 극의 재미를 높인다. 합리적이고도 똑똑한 역할 분담, ‘멀티 캐스팅’의 진수다. 익숙한듯 새롭고 낯설지만 생생한 영화적 체험을 선사한다.

다만 앞서 언급한듯 험한 것들의 비주얼, 그 존재감은 아쉽다. 본격 등장하니 오히려 공포 지수와 긴장감은 떨어진다. 무섭기보단 징그럽고 기괴하다. (귀신이라기보다 좀비물을 보는듯하다.) 공포 마니아들과 메가폰의 팬들에겐 적잖게 아쉬울 터이나, 해당 장르에 대한 호불호 지수는 낮췄다. 한국 대표 ‘풍수지리’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한·일전의 구도 또한 납득할만하다. 추신, 한일전은 역시 이겨야 제맛.

2월 22일 개봉. 15세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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