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스크리닝] 소리지르고 옆사람 움켜쥐며 보다가 웃고 나오는 영화 '파묘' 역시 기대작! ★★★☆

김경희 2024. 2. 2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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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iMBC 연예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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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A,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은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집안의 장손을 만난다.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챈 ‘화림’은 이장을 권하고, 돈 냄새를 맡은 최고의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이 합류한다. “전부 잘 알 거야… 묘 하나 잘못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악지에 자리한 기이한 묘. ‘상덕’은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제안을 거절하지만, ‘화림’의 설득으로 결국 파묘가 시작되고… 나와서는 안될 것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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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포스크리닝

무엇보다 대세배우와 오컬트 장인의 만남이 이 영화의 기본적인 기대포인트다. '사바하' '검은 사제들'로 자신만의 오컬트 세계관을 완성시켜가고 있는 장재현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이 장르에 진심인 감독이기에 대충 흉내만 내지 않았을 거라는 신뢰가 있고 여기에 더해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이 출연한다는 소식에 더 솔깃해졌다. 특히 무당 역할의 김고은이라니! 풍수사 최민식이라니! 상상 못 했던 배우들의 새로운 연기 도전이니 장재현 감독의 오컬트 세계 안에서 이 배우들이 보여줄 모습은 얼마나 소름이 돋을까? 땅을 찾는 풍수사, 원혼을 달래는 무당, 예를 갖추는 장의사, 경문을 외는 무당까지 과학과 미신의 경계에 있는 이들이 전문성을 드러내며 관객들을 홀릴 예정이다.

이 영화는 장재현 감독이 어린 시절 100년이 넘은 무덤의 이장을 지켜본 기억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하지만 치밀한 조사를 위해 감독은 장례지도사 자격증에 도전해 10차례가 넘게 이장에 참여하고 실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의 고증을 거쳐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게다가 본인이 딱 원하는 로케이션을 찾다 찾다 결국 1,200평에 달하는 오픈 세트로 묘 터를 만들어 냈다고. 오컬트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CG를 최소화한 실사 촬영을 자랑하는 '파묘'가 기대되는 이유들이다.

이런 기대감은 글로벌한 매력으로 인정받아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섹션에 초청되어 장재현 감독은 열띤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현지 관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고. 이제 그 열기를 국내에서도 확인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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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프터스크리닝

휴~ 영화를 보는 동안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온 몸이 뻐근하다. 간만에 소리도 지르고 옆 사람의 팔도 엄청 꼬집으며 보는 영화다. 무당이라기엔 너무나 매혹적인 김고은은 시작부터 관객의 눈을 홀린다. LA까지 날아가 휘파람을 부는 무속인이라는 설정도 신박한데 이들이 풍수사, 장의사와 함께 팀을 이뤄 하는 일들은 장사치 같기도 하고 전문가 같기도 하고 참으로 야릇하다. 주 기도문을 외우는 장의사는 무당의 일도 잘 도와주고, 독일 우주항공국에서 일하는 딸을 둔 풍수사는 과학과 음양오행은 맞닿아 있다는 주장을 한다. 얼핏 보면 사기꾼 같기도 한 이들이지만 뭔가 음습한 기운 앞에서는 전문가의 포스가 살아난다.

관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음악처럼 들리거나 소품이나 기이한 소리를 활용해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낸 것, 빛이 있는 세상과 빛이 없는 세상을 양분한 세계관 표현 등 장재현 감독은 시각과 청각을 모두 활용해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무려 6개의 챕터를 나눈 형식을 이용해 관객과 배우들을 땅 속으로, 더 깊이 깊이 끌어들인다. 이제 산 하나를 넘었는가 싶어 안도할 때쯤 또 하나의 산이 나타나고 그 산은 이전의 산 보다 더 험준하다. 그렇게 굽이굽이 몇개의 산을 오르게 만든 장재현 감독은 물리적인 땅 속에서부터 관념적인 흙, 뿌리, 우리의 땅으로까지 세계관을 확장시킨다. 우리 가족의 묘, 가족의 죽음에서부터 민족의 땅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귀신의 세계가 이어진다니! 정말 영리한 연결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소름이 돋는다. 김고은의 대살굿 장면은 정말 '저러다 투잡뛰는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했고 심지어 굿을 하는 김고은은 섹시함의 절정이다. 함께 호흡을 맞춰 굿을 하고 경문을 외는 이도현도 진짜 이번에 '칼춤 추는 연기'를 펼친다. 여기에 최민식의 순수한 눈빛과 자연스러운 연기가 더해지니 오컬트 장르도 대중적인 장르가 되고 사랑스러운 장르가 될수 있구나 싶다.

솔직히 장재현 감독의 전작 '사바하'가 장르물로 땐땐했다면 이번의 '파묘'는 대중 영화로서 적절히 타협해 장르물의 재미와 오락물의 재미를 둘 다 느낄수 있다. 스크린을 불태우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이 무슨 뜻인지, 영화를 보는 관객이라면 그의 뜻대로 이번에는 좋은 작품을 만들어 냈음을 알수 있게 된다. 올 봄 볼만한 영화 없다는 소리 나오는 극장가이지만 '파묘'가 유일한 희망이 될 것 같다.

영화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로 2월 22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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