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쇼핑·발란·오늘의집 등 직구 구매대행업자 관리 ‘매우 미흡’ 평가

멸치쇼핑·발란·오늘의집 등 일부 오픈마켓이 해외 직구(직접구매) 소비자 보호에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해외 직구물품 구매대행업자 관리 등의 항목에서 ‘매우 미흡’ 평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관세청은 20일 이런 내용의 ‘부정 수입물품 온라인 유통 서면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관세청은 부정수입물품 유통과 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15개 오픈마켓을 대상으로 서면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는 기존 조사 대상인 네이버·쿠팡·11번가 등 대형 오픈마켓 뿐 아니라 명품몰(발란, 머스트잇 등) 및 전문몰(멸치쇼핑, 오늘의집 등) 등도 새롭게 포함됐다.

사진=연합뉴스

조사결과 전문몰 멸치쇼핑은 조사 항목 13개 중 ‘매우 미흡’(5개)을 포함해 ‘미흡’ 평가가 6개로 ‘매우 우수’(2개) 등 ‘우수’(3개)보다 많았다. 발란도 ‘매우 미흡’(3개)을 포함한 ‘미흡’ 평가가 5개로 ‘우수’(2개)보다 많았다. 오늘의집도 ‘매우 미흡’(3개)을 포함 ‘미흡’ 평가가 5개였고, 트렌비는 ‘매우 미흡’ 평가가 5개에 달했다. 이들은 모두 ‘해외직구물품 구매대행업자 관리’와 ‘해외직구 관련 통관내역 등 조회기능 안내, 판매가격 구성내역 구분’ 항목에서 ‘매우 미흡’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일부 오픈마켓은 판매자가 게시한 상품정보(상표, 원산지 등)가 사실인지 검증하는 절차가 없고, 부정수입물품 판매자의 재(우회)입점 거부 등 사후관리가 미흡했다”면서 “구매대행 상품가격을 구분(해외 구매가격, 수수료 등)하지 않고 기재하거나, 납세 및 수입요건 확인 의무가 구매자에게 있음을 알리지 않는 경우도 있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관세청은 이와 함께 지난해 온라인에서 판매를 목적으로 국내로 반입하다 적발된 부정수입물품이 약 300만점(970억원 상당)이라고 밝혔다. 적발된 주요 물품은 유명상표를 위조한 가방 등 지식재산권 침해물품이 738억원 규모였고, 식품위생법 등 수입요건을 구비하지 않은 식·의약품 및 화장품류가 106억원, 전기용품안전관리법 등의 수입 요건을 구비하지 않은 전동 킥보드 등 전기용품류가 124억원이었다.

유통경로는 접근이 쉬운 대형 오픈마켓이 전체의 40%였고, 카페·블로그가 33%, 사회관계망서비스가 22% 등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4월 관세청이 적발한 사례를 보면, 밀수업자는 다수의 타인 명의를 도용해 중국산 위조 상표 운동화를 자가사용 물품으로 위장해 반입했다. 이후 중국산 위조 나이키 운동화 등 6822족(시가 약 77억원)을 SNS 등을 정품으로 속이고 판매하기도 했다. 관세청은 “올해 조사에는 부정수입물품 유통실태를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해외 오픈마켓도 조사 대상에 포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