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준 LH 사장 "정부 부채율 목표 고수에 3기 신도시 보상 늦춰져"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연합뉴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채권을 발행해서라도 3기 신도시를 선(先)보상하겠다"라며 "단기적으로 부채비율에 문제가 있더라도 공기업으로서 소임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20일 세종시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기획재정부가 2027년까지 208%라는 부채비율을 정해 이를 맞추기 위해 3기 신도시 등의 지역에 토지보상 시기가 뒤로 늦춰지는 일이 발생한다"며 "정부와 협의해 LH 특성을 반영한 재무구조 이행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해 6월 말 LH를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했고, 부채비율을 2027년까지 208%로 낮출 것을 요구한 상태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LH의 부채비율은 219%(부채 153조원)에 달한다.

이 사장은 부채비율을 맞추느라 보상 시기가 늦어져 신도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토가 신도시를 발표할 때 언제까지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지만, LH에 오면 시기가 늦춰지게 된다"며 일례로 10조원에 달하는 광명시흥 3기 신도시 토지보상이 늦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부채비율이 높으면 공기업 경영평가 점수를 잘 못받는다"며 "당분간 LH의 부채비율은 올라갈 것이다. 3기 신도시 등 보상한 것들을 자산으로 잡고 이후 매각을 통해 부채비율을 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철도 지하화와 관련해서는 "1기 신도시 정비와 2기 GTX(광역급행철도), 철도지하화 등이 전부 LH와 연관돼 있어 곤혹스럽다"며 "철도 지하화는 재원 조달이 관건이다. 아직 계획도 나오지 않은 만큼 재원 문제를 생각하는 것은 성급한 측면이 있다"고 봤다.

특히 'LH 혁신방안'에 포함된 10조원에 달하는 설계·시공 선정권 조달청에 이관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정부가 결정한 것이니 사장으로서 적극 협조는 하겠다"며 "조달청이 임대주택 품질을 컨트롤 할수 있을지, 발주기관으로 품질이나 설계, 검증 등을 온전히 하는 것은 물론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짚었다.

이 사장은 또 최근 주택시장에서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 공사비 분쟁과 관련해 "국토부와 감사원간 노력을 통해 건설사들의 어려움을 해소해줘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LH와 같이 일하는 기업이나 건설사는 자선사업하기 위해 만든게 아니다.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폭리는 경계하되 정당한 보상, 적정 이윤 보장 선에서 품질 컨트롤 등 건전한 건설 문화를 이끌어야 한다는게 저의 소신"이라고 했다.

아울러 LH는 임대주택의 고급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LH 발주 주택 10%는 A급 브랜드로 론칭하고 점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LH 사장이 된 뒤 정부에 임대주택 품질 고급화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