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서 칸막이 치우라했더니 ‘나눠먹기’…산으로 가는 정부 조직개편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2024. 2. 2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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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안보 확보를 위한 공급망 관련 정부조직개편이 부처간 이해관계 충돌때문에 조직 나눠먹기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양한 부처가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취지이지만 여러 부처에 실·국 단위 조직까지 방대하게 만드는 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기재부가 마련한 초안은 공급망 관련 범정부 조직을 '1국 3실'로 개편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여러 부처에 걸쳐 방대한 공급망 관련 조직을 만드는 안에 대해 정부내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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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이차전지 등 핵심자원
공급망 안정화 정부조직개편안
기재·산업·외교부 밥그릇챙기기
국장급자리 하나씩 나눠갖기로
콘트롤타워 1급 실장은 기재부가
“대통령 부처협업 강조했는데···”

경제안보 확보를 위한 공급망 관련 정부조직개편이 부처간 이해관계 충돌때문에 조직 나눠먹기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양한 부처가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취지이지만 여러 부처에 실·국 단위 조직까지 방대하게 만드는 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가 마련한 이같은 공급망 관련 정부조직개편 초안을 받아든 행정안전부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기재부는 공급망 유관 부처 정부조직 개편안을 마련해 행안부에 넘겼다. 이 초안은 공급망 관련 범부처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공급망3법이 모두 국회를 통과해 콘트롤타워를 자처하는 기재부가 조직개편안을 마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부처간 칸막이를 허물라면서 여러차례 당부했던 부처 협업·협력 강조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기재부가 마련한 초안은 공급망 관련 범정부 조직을 ‘1국 3실’로 개편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초안은 기재부가 공급망 관련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으면서 1급 실장 자리를 맡는 것으로 했다. 그리고 기재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에 각각 1개씩 국을 설치키로 했다. 3개 부처에 걸쳐 공급망 관련한 조직이 ‘1실 3국’ 체제가 되는 셈이다. 각 국 아래에는 2~3개의 담당과를 설치할 예정이다.

여러 부처에 걸쳐 방대한 공급망 관련 조직을 만드는 안에 대해 정부내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도 공급망 콘트롤타워가 기재부라고 하지만 실제 대응은 산업부, 조달청, 외교부 등에서 하고 있다”며 “흩어진 공급망 관련 조직을 하나로 모아야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데 기재부안은 조직과 책임을 분산시킨다”고 지적했다.

별도의 콘트롤타워인 공급망 안정화 위원회도 기재부에 신설한다. 공급망 안정화 위원회 위원장은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맡고 각 부처 장관과 외부 전문가가 위원으로 참여한다. 공급망기본법에 따라 5조원이상의 공급망 안정화 기금도 조성되기 때문에 수출입은행에는 전담조직이 또 신설되고, 기금심의회도 상반기 중 구성된다.

이같은 조직·인력 분산은 권한과 책임 분산으로 이어져 제2의 화이트리스트, 제2의 요소수 사태가 불거질 경우 부처간에 책임 떠넘기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급망이 경제안보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여러 부처에 조직을 남설하면 문제 발생시 책임이 불분명하고 빠른 대응을 하는데 지장을 줄 수 있다”고 꼬집었다.

부처간 공급망 정책혼선을 줄일 수 있게 조직을 개편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급망기본법은 기재부가 주무부처다. 소부장특별법과 자원안보특별법은 산업부 소관이다. 공급망기본법상 경제안보품목과 소부장특별법상 공급망안정품목, 자원안보특별법상 핵심자원이 서로 겹칠 수 있다. 품목에 따라 수급불안 대책이 나오게 되는데 법도 3개나 되는 상황에서 조직까지 뒤엉켜 서로 다른 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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