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끼워진 단추" … 진실공방만 남긴 빅텐트 11일

박윤균 기자(gyun@mk.co.kr), 구정근 기자(koo.junggeun@mk.co.kr) 2024. 2. 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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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이 20일 다시 갈라진 것은 조급한 합당에 따른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며 거대 양당에서 뛰쳐나온 집단이 내부 세력다툼에 함몰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제3지대 전체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제3지대 세력 판도를 보면 일단 개혁신당이 우세하지만 호남 지역에서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가 어느 정도 파괴력을 지닐지가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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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석갈등에 쪼개진 개혁신당
이낙연 "통합깨려 미리 기획"
이준석, 곧바로 맞불 기자회견
제3지대 흥행에도 '먹구름'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개혁신당이 20일 다시 갈라진 것은 조급한 합당에 따른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며 거대 양당에서 뛰쳐나온 집단이 내부 세력다툼에 함몰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제3지대 전체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이날 개혁신당에서 잠시나마 공동대표를 맡았던 이낙연·이준석 두 사람은 깊어진 갈등의 골을 고스란히 표출했다. '동거기간'이 11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내홍이 깊어진 끝에 '진실게임'까지 벌어졌다.

이낙연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그들은 통합을 깨거나 저를 지우기로 일찍부터 기획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전날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주장했던 '통합 파기 기획설'을 이어갔다. 이준석 대표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모시기 위해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에게 선거의 전권을 몰아주는 안건 처리를 강행하면서 새로운미래 측의 반발을 고의적으로 유도했다는 취지다.

이준석 대표가 이날 "이낙연 대표가 공천관리위원장으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모시는 것을 제안했다"고 반박하자 김 공동대표는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선거운동은 이준석 대표에게 전권을 주고, 공관위원장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에게 전권을 주고, 이낙연 대표는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은 이낙연 대표를 지워버리는 게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대표는 "세세한 관점의 차이나 해석의 차이를 다투는 것은 지금 시점에서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이라면서도 "과도하게 과장되거나 왜곡된 사실관계에 대해 확인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대표는 '파기 기획설'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자신이 피부과 전문의이자 방송인인 함익병 씨를 공관위원장으로 먼저 추천했다고 김 공동대표가 공개하면서 김 전 비대위원장에게 공천권을 부여하기 위해 작업했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특히 이준석 대표는 김 공동대표가 전두환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자신을 비판한 것에 대해선 강한 불쾌감을 표하며 "독재자의 이름까지 언급될 그런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표결로 독재한다는 말이 무엇인지 다소 의아하다"고 말했다.

제3지대 빅텐트를 펼치겠다고 모였던 세력 사이의 갈등이 결국 결별로 이어지자 이번 총선에서 제3지대 흥행은 물 건너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엄기홍 경북대 교수는 "두 세력이 갈라선 것은 예정된 수순이고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라며 "서로 정체성이 다른데 무리하게 합치면서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고, 이후에는 내부적으로 권력 다툼하는 모습이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꼬집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서로의 정체성과 색깔을 유지하면서 선거 연대를 하는 것이 최선이었는데, 통합까지 했던 것은 지역구 당선자 배출에 대한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모순적인 관계가 역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전체적으로는 마이너스가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제3지대 세력 판도를 보면 일단 개혁신당이 우세하지만 호남 지역에서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가 어느 정도 파괴력을 지닐지가 변수다. 개혁신당은 수도권과 영남권, 새로운미래는 호남권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비례대표 의석도 두 세력이 나눠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한때 교섭단체(20석) 구성을 넘어 30~40석을 목표로 했던 제3지대 세력은 각각 10석을 기대하기도 힘들어졌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박윤균 기자 / 구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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