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반도체법 지원 ‘자국 기업 먼저’…텍사스에 공장 짓는 삼성은?

이완 기자 2024. 2. 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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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반도체 산업 유치를 위해 만든 보조금의 첫 대규모 지원 대상으로 자국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스를 선정했다.

최근 보조금 협상 난항과 경기 침체 등으로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다음 보조금 대상으로 자국의 인텔과 대만 티에스엠시(TSMC), 한국 삼성전자 중 어디를 택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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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팻 갤싱어 인텔 최고경영자가 2022년 9월9일 미국 오하이오주에 만드는 새 반도체공장 기공식에서 조감도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 반도체 산업 유치를 위해 만든 보조금의 첫 대규모 지원 대상으로 자국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스를 선정했다. 최근 보조금 협상 난항과 경기 침체 등으로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다음 보조금 대상으로 자국의 인텔과 대만 티에스엠시(TSMC), 한국 삼성전자 중 어디를 택할지 관심이 쏠린다.

미 상무부는 19일(현지시각) 글로벌파운드리스의 뉴욕주·버몬트주 신규 설비 투자 및 증설에 15억달러(약 2조원)를 지원하기 위한 예비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최종 협약은 실사를 거쳐 확정되며 지원금은 설비 투자가 진행됨에 따라 단계별로 투입될 예정이다.

미 정부는 지난해 12월 영국 방산기업 비에이이(BAE)시스템스와 자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글로벌파운드리스 지원은 미 반도체법 제정 이후 첫 대규모 지원으로 꼽힌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팬데믹을 거치며 미국의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셧다운 상황으로 고통받아야 했다. 오늘 지원으로 그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반도체 등 핵심 산업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보조금 등 모두 527억달러(약 70조5천억원)를 지원하는 반도체법을 제정했다.

미국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주요 반도체 기업에 대한 지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인텔은 현재 오하이오에 200억달러(약 26조7천억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며, 애리조나 공장을 대규모로 확장하는 공사도 진행 중이다. 티에스엠시는 400억달러를 들여 애리조나에, 삼성전자는 173억달러를 투자해 텍사스에 공장을 짓고 있다.

하지만 이후 보조금 지급 소식이 나오지 않으면서 시장 내에선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공장 건설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미 반도체법은 기업이 초과이익을 낼 경우 보조금의 최대 75%를 미국 정부와 공유해야 한다는 조항을 비롯해 중국 공장 증설 제한, 상세한 회계 자료 제출 등 까다로운 요건을 포함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에스케이하이닉스의 곽노정 사장은 지난 19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총회에서 “미국 내 첨단 반도체 공장 부지를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부지 선정을 마치고 보조금도 신청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도 지난해부터 반도체 지원을 받기 위해 미국 정부와의 협상에서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정치 상황이 반도체 지원 협상 과정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올해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함께 반도체법을 주요 경제 성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 7일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임기 마지막 국정연설을 하기 전에 지원의 추가 윤곽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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