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불공정 합병사건’ 로펌 고문 신제윤, 삼성전자 사외이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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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이 삼성전자 새 사외이사 후보 중 한 명으로 낙점됐다.
신 전 위원장은 공직에서 물러난 뒤 '삼성물산-제일모직 불법 합병 의혹' 재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대리인이었던 법무법인 태평양에 몸을 담아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쪽은 "신 전 위원장은 국제금융 전문가라는 점을 고려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해 상충 우려는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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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장 퇴임 뒤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지내
삼성전자 “금융 전문가…이해상충 우려 없어”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이 삼성전자 새 사외이사 후보 중 한 명으로 낙점됐다. 신 전 위원장은 공직에서 물러난 뒤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 일해왔다. 태평양은 최근 1심 판결이 나온 ‘삼성물산-제일모직 불공정 합병’ 재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의 대리인을 맡았다. 이재용 회장은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한다.
삼성전자는 제55기 정기주주총회를 내달 20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연다고 20일 공시했다. 주총에선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정관 변경 등의 안건과 함께 사외이사 선임안도 다룬다. 새 사외이사 후보로는 신 전 위원장과 함께 조혜경 한성대 교수가 추천됐다. 2018년부터 한 차례 연임하며 6년간 사외이사를 지낸 김선욱 이화여대 명예교수(법학)와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의 후임이다.
신 전 위원장은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한 정통 금융·경제 관료 출신이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장·국장, 기재부 1차관, 금융위원장 등을 지냈다. 경제 관련 규제·감독 정책을 총괄하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행시 29회)과 김주현 금융위원장(행시 25회)의 고시 선배이면서 서울대 동문이다. 삼성전자 사외이사진에 장관급 정통 금융 관료가 포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 전 위원장은 공직에서 물러난 뒤 ‘삼성물산-제일모직 불법 합병 의혹’ 재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대리인이었던 법무법인 태평양에 몸을 담아왔다. 이에 이해 상충 논란도 인다. 이창민 한양대 교수(경영학)는 “태평양 고문인 신 전 위원장이 경영진을 견제·감시하는 사외이사로서 독립적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쪽은 “신 전 위원장은 국제금융 전문가라는 점을 고려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해 상충 우려는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일반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기준이 엄격한 금융회사는 자문 계약 등 거래가 있는 법인의 상근 임직원은 사외이사가 될 수 없도록 관련 법령은 강제하고 있다.
삼성전자 사외이사는 이사회뿐만 아니라 이사회 산하 위원회인 내부거래위원회와 보상위원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 참여하며 사내이사의 개별 보수 심의, 환경·사회적책무·지배구조(ESG) 관련 정보공개 요구 현황 및 대안 의결 등의 역할을 맡는다. 연보수는 1억원을 웃돈다.
이재용 회장은 사내이사를 맡지 않는다. 아직 항소심 등 사법 리스크가 남아 있는 터라 이사 복귀 시점을 뒤로 미룬 것이란 평가가 있다. 이 회장은 부회장이던 2016년 10월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나 2019년 10월 임기 만료 뒤 현재까지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준감위 정례회의에서 개인 의견을 전제로 “책임경영 강화 의미에서 (이 회장이) 등기(사내)이사로 빠른 시일 내, 적정한 시점에 복귀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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