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우리 안방 누비는 中로봇청소기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4. 2. 2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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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값이면 외려 중국산을 선호하는 시장이 있다.

로보락, 에코백스, 드리미 등 중국산 로봇청소기는 이 분야 '3대장'으로 불리며 최선호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로봇청소기는 우리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한국산이 중국산에 명백히 밀린 최초의 사례일 것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로봇형을 포함해 전체 진공청소기 수출입에서 약 7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수입 로봇청소기의 91%가 중국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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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값이면 외려 중국산을 선호하는 시장이 있다. 집 안 곳곳을 혼자 돌아다니며 청소하는 로봇청소기 시장이다. 로보락, 에코백스, 드리미 등 중국산 로봇청소기는 이 분야 '3대장'으로 불리며 최선호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한국 대기업 제품은 같은 값에도 중국산과 경쟁에 밀린다. 아니, 중국산보다 싸게 내놔도 좀체 선택받지 못한다. 150만원이 넘는 로보락 최신 제품이 홈쇼핑에 등장하는 족족 완판되는 동안 각종 할인 혜택을 적용해 100만원 안팎에 판매하는 한국 대기업 상품은 외면받고 있다.

중국산이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것은 쓸고 닦고 걸레를 빠는 일까지 알아서 하기 때문이다. 국내 양대 가전회사는 이러한 기능을 모두 갖춘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아직 내놓지 못했다. 실제 사용자는 중국산이 방과 방 사이 문턱도 잘 넘고, 구석구석 청소해 만족스럽다는 후기를 남긴다. 반면 한국산은 문턱에 걸려 같은 곳을 맴돌고 있어 안쓰러운 감정을 자아냈다는 등의 아쉬움 섞인 평가가 빈번히 나온다.

로봇청소기는 우리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한국산이 중국산에 명백히 밀린 최초의 사례일 것이다. 그간 중국산이 인기를 끄는 무기는 '싼 맛'이었다. '가성비'를 앞세워 한국 프리미엄 제품을 쫓아오는 '추격자' 입장이었다. 이제 로봇청소기에서만큼은 한국산이 중국산을 추격하는 자리에 놓였다. 관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로봇형을 포함해 전체 진공청소기 수출입에서 약 7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수입 로봇청소기의 91%가 중국산이었다.

중국 프리미엄 로봇청소기가 우리 안방을 누비는 모습은 정부에서도 심각하게 직시해야 할 장면이다. 로봇청소기 경쟁력은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이 좌우하기 때문이다. 한국이 해당 시장에서 밀린다는 건 미래 산업의 핵심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술 영역에서 중국에 뒤처진다는 하나의 사례일 수 있다. 단순히 산업계의 '깜짝 이슈'로 간주했다가는 향후 각종 가전, 자동차, 산업설비와 결합한 중국산 로봇이 우리 일상에 깊숙이 스며드는 미래를 맞을지도 모른다.

[박창영 컨슈머마켓부 hanyeahwes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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