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졸업식 소동, 사전 예고됐다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2024. 2. 2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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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학위 수여식에 졸업생 신분으로 참석했다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소리를 질러 퇴장 조치된 신민기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이 사전에 소동을 일으킬 것을 계획하고 이를 미리 대전 지역 언론에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신 대변인은 KAIST 학위 수여식 전에 소동을 예고하는 글을 몇몇 대전 지역 언론에 알렸다.

신 대변인은 여러 언론 매체를 통해 KAIST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을 몰랐다는 취지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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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R&D 예산 감축" 비판
1인 피케팅 예고글 작성해
지역 언론들에 취재 요청

KAIST 학위 수여식에 졸업생 신분으로 참석했다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소리를 질러 퇴장 조치된 신민기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이 사전에 소동을 일으킬 것을 계획하고 이를 미리 대전 지역 언론에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신 대변인은 KAIST 학위 수여식 전에 소동을 예고하는 글을 몇몇 대전 지역 언론에 알렸다.

신 대변인은 당시 글에서 "윤석열 정부는 현재 법인세·종합부동산세 감세, 각종 부자·기업 제세 감면 등 부자 감세 기조를 이어가면서 대대적인 2024년 연구개발(R&D) 예산 감축을 단행했다"며 "이에 선후배·동료 과기계인들을 위해 침통한 심정으로 (KAIST) 졸업식장에서 1인 피케팅을 진행하고자 하니 많이 알려질 수 있도록 언론인의 많은 취재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예고한 대로 시위에 나섰다. 윤 대통령이 축사 중 "과학 강국으로의 퀀텀 점프를 위해 R&D 예산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하자 "생색내지 말고 R&D 예산을 복원하십시오"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수여식 현장에 있던 사복 경호원들은 신 대변인 입을 막고 팔과 다리를 들어 졸업식장 밖으로 끌고 나갔다. 이후 신 대변인은 경찰에 인계됐다. 녹색정의당 대전시당에 따르면 신 대변인에 대한 경찰 조사는 이르면 2주 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이번 사건을 현 정부에 대한 공세에 활용하고 있다. 신 대변인은 소동을 부린 당일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한 데 이어 기자회견을 개최해 윤 대통령에게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인재 영입 6호인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지난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R&D 예산 삭감·졸업생 강제 연행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했고, 조승래 민주당 의원도 성명을 내고 사과를 요구했다.

신 대변인은 여러 언론 매체를 통해 KAIST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을 몰랐다는 취지로 발언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는 참석자들의 신원 조회를 진행하고 이에 대한 동의를 참석자들에게 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 대변인이 윤 대통령의 KAIST 학위 수여식 참석을 몰랐을 리 없다고 대학 측은 보고 있다.

한 과학계 관계자는 "앞서 지난달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경호처 요원들에 의해 밖으로 끌려나갔던 점을 고려할 때 신 대변인도 시위를 하게 되면 끌려나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했을 것"이라며 "학생들을 위한 졸업식에 정치 논리가 개입되면서 졸업식의 진정한 취지가 퇴색돼 아쉽다"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지난해 8월 KAIST 전산학부 석사를 마쳤다. KAIST 관계자는 "8월에는 졸업식을 크게 안 해서 그때 졸업자들이 연초 졸업식에 같이 참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2022년 대선 직후 정의당에 입당해 지난해 말부터 대전시당 대변인으로 활동해왔다.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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