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중앙지법 '리베로 판사' 역할 늘린다

강민우 기자(binu@mk.co.kr) 2024. 2. 2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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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이 사건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장기미제 중점처리 법관'을 추가 투입한다.

소속 재판부가 다른 사건을 처리할 동안 장기미제 중점처리 법관은 장기미제 사건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사건 적체 해소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운영된다.

서울중앙지법이 더 늦기 전에 장기미제 중점처리 법관을 투입해 건설 사건 처리 정상화에 나선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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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미제 중점처리 법관
기업 전담 재판부 이어
쟁점 많은 건설분야 배치
재판지연 해소에 큰 역할
"적체없는 선순환 만들것"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이 사건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장기미제 중점처리 법관'을 추가 투입한다. 지난해 기업 전담 재판부를 시작으로 도입된 제도가 올해부터는 건설 전담 재판부로 확대된다. 장기미제 중점처리 법관이 적체 사건을 집중 처리해 훗날 재판부 구성이 원래대로 돌아가도 사건이 쌓이지 않고 제때 처리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건설 전담 4개 재판부에 장기미제 중점처리 법관 2명을 추가로 배치하는 내용의 법관 사무 분담을 지난 19일부터 실시했다.

재판부 2곳에 배석 판사 1명을 추가로 투입해 지원하는 형태다. 장기미제 중점처리 법관은 재판장 경력이 있는 법조 경력 10년 이상의 법관으로 구성됐다.

소속 재판부가 다른 사건을 처리할 동안 장기미제 중점처리 법관은 장기미제 사건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사건 적체 해소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운영된다. 사법부의 최대 과제인 재판 지연 해소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한다.

이 제도가 지난해 8월 전국 최초로 시행된 서울중앙지법 기업 전담 재판부가 구원투수 역할의 대표 사례다. 기업 사건은 고난도인 데다 유사 소송의 결과를 기다리거나 관련 법리가 먼저 확정돼야 하는 경우가 많다.

신속한 재판이 그만큼 어렵다. 일반 재판부로선 새로 접수되는 사건이 밀려드는데 오래된 사건을 계속 붙잡고 있기가 쉽지 않다. 장기미제 중점처리 법관이 사건 적체를 푸는 역할을 맡은 이유다.

투입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제도 시행 전인 지난해 7월 1323건이던 민사합의부의 장기미제 사건이 올해 1월에는 1171건으로 감소했다. 이 기간 감소한 152건 중 99건이 장기미제 중점처리 법관이 배치된 4개의 기업 전담 재판부에서 이뤄졌다. 1심 선고에만 5년이 걸린 '라돈 매트리스' 소송이 장기미제 중점처리 법관이 주심으로 참여한 대표 사건이다.

장기미제 중점처리 법관의 다음 목표는 건설 사건이다. 건설 사건은 당사자가 많은 데다 방대한 기록과 복잡한 쟁점 때문에 법원 내에서 '노가다'로 불릴 만큼 악명이 높다. 다른 민사 사건과 달리 건물 하자, 공사비, 측량 등에 대한 감정 절차가 증거조사의 핵심이라 소송이 길어지기 십상이다.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건설 전담 재판부의 판결문 면수는 작년 1~10월 선고 사건 기준 19.9면으로 전문 재판부 중 가장 많았다.

상황은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더 악화됐다. 감정 절차가 불가능해 재판 진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감정 결과 회신이 작년부터 다시 이뤄졌지만 이미 사건은 쌓일 대로 쌓인 뒤였다. 서울중앙지법이 더 늦기 전에 장기미제 중점처리 법관을 투입해 건설 사건 처리 정상화에 나선 배경이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적체된 부분을 한번 풀고 나면 앞으로는 일반적인 재판부 구성으로도 충분히 적체 없는 사건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 예상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은 올해 사무 분담에서 김정중 법원장이 직접 재판을 맡는 민사62단독 재판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김 법원장은 교통사고와 산업재해 관련 장기미제 사건을 담당한다. 의료 감정 절차 전반을 점검하고 재판 지연 해소를 위한 개선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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