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결합 OTT도 구독료 오른다
SKT·LG유플도 인상 검토중
月1만원 미만 상품 찾기 어려워
'스트림플레이션' 불만 커지자
정부, 업체 불러 잇따라 회의
이용자 부담 줄이는 방안 주목
KT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독 서비스에서 제공했던 구글 '유튜브 프리미엄'의 이용료를 전격 인상하기로 했다.
이는 OTT 가격 인상에 따른 것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동안 비교적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었던 '통신사·OTT' 결합 상품 혜택이 줄어든 셈이다. 갈수록 월 구독료 1만원 미만 상품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에 소비자 불만이 고조되면서 정부는 통신사, OTT 업체 등과 접촉하면서 대안 찾기에 나섰다. 이에 따라 OTT 구독료 부담 낮추기 방안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20일 KT에 따르면 KT는 '유튜브 프리미엄' 월 구독료를 오는 5월 1일부터 47.1% 인상한다. 월 구독료(부가가치세 포함)는 9450원에서 1만3900원으로 조정된다.
글로벌 OTT 사업자들의 가격 조정을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유튜브가 지난해 11월 프리미엄 요금제의 가격을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42.6% 올리자 KT도 이러한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KT 관계자는 "유튜브 프리미엄 제휴사 정책에 따라 가격을 인상한다"며 "다만 오는 4월 30일까지는 현재와 동일한 요금으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KT는 지난해 12월 12일에도 넷플릭스가 베이식 상품을 종료함에 따라 서비스 가입을 중단했다. 이처럼 KT가 구독료 인상에 나선 가운데 현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유튜브 프리미엄과 연계된 구독 서비스 이용료를 그대로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이들 통신사도 요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요금 변동 가능성이 있다"며 "기존에 운영해온 결합 상품들은 제휴 파트너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통신사, OTT 임직원을 잇달아 불러 '스트림플레이션'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저가 요금제에 OTT를 결합한 상품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19일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를 포함한 해외 OTT 사업자까지 불러 요금 다양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9일에는 통신사 실무진, 20일에는 임원진을 불러 대안 마련을 논의했다.
OTT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한 대책이 곧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선 통신사의 저가 요금제에 넷플릭스나 티빙이 도입한 광고형 상품을 붙여 내놓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또 통신사들이 OTT들과 손잡고 청년층을 겨냥한 OTT 결합 요금제 등 혜택을 늘리는 방안도 유력하다. 특히 연간 요금제, 사용하는 OTT를 바꿔 가며 매월 선택할 수 있는 요금제, 청소년 요금제 등도 가능성이 높다. 단체 등 다수 가입자가 동시에 가입하면 할인 혜택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의 경우 장기 구독 프로모션과 연간 요금제 이벤트 등 다양한 요금제를 이미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결합 상품을 만드는 과정 등을 정부에 설명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국내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 간 역차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구독료 인하 부담을 국내 사업자들만 떠안게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방한 후 지난 16일 기자들을 만나 요금 인하 등 가격 변동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랜도스 CEO는 "구독료 인하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당장 가격을 바꿀 계획은 없다(No changing price now)"고 선을 그었다.
특히 국내 OTT의 경우 적자 상태에 빠져 있는 만큼 영업이익 연속 4조원 이상을 달성한 통신사들이 구독료 인하 부담을 떠맡게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동인 기자 / 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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