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13만 원 쓰느니 일본서 20만 원, 왜?.. ‘가성비’·‘만족도’ 다 잡아, 그래서 “일본, 태국행”
일본·태국, ‘저비용 고만족’ > 호주 > 베트남
일본 등 만족도, 제주·전남 수준 크게 앞질러
“현 수준 유지 땐 고객 유치 열세 불가피”
관광 매력도 제고.. 크루즈 타깃 전략 등 전환
고물가 여파 속, 치솟는 국내 물가에 대한 차선책이 해외 소비로 눈을 돌리게 만들었습니다. 국내외 경계 구분 없이, 지갑을 열더라도 가성비(가격·비용 대비 가치)를 따져 소비하는 분위기가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해외여행지 가성비 평가 결과, 일본과 태국이 가장 우수했고 프랑스와 미국이 미흡했습니다. 여행자가 많이 찾은 27개 해외여행지의 1일 지출 비용과 만족도를 이용해 가성비를 구한 결과입니다.
특히나 아시아권의 여행지 만족도가 대부분 국내여행지 수준을 앞질렀습니다. 해외여행 최고 가성비 국가인 일본 등 만족도에 비해 제주 등 국내관광지 수준이 열세로 나타났고 앞으로 여행지 경쟁이나 고객 유치에 뒤처질 것이란 관측까지 나왔습니다. 높은 가성비와 만족도가 경비 부담을 상쇄하면서 여행객들의 발길을 이끈 결과로 풀이됩니다.
나아가 향후 고객 이탈 추이가 더 가팔라진다면 여행지 위상 격차가 확대될 것으로 우려되면서, 경쟁력 제고에 ‘빨간 불’을 켜고 있습니다.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매년 9월 수행하는 해외여행지 만족도 조사에서 최근 1년(’22년 9월~’23년 8월) 내 해외여행을 다녀온 9,375명에게 그 여행지에 얼마나 만족했는지, 또한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의향이 얼마나 있는지 묻고 있습니다.
이를 기초로 응답자 사례수 60 이상의 27개 국가별 종합만족도(1,000점 만점)를 산출하고 각국의 1일 평균 비용을 구했습니다. 만족도 순위와 비용 순위를 비교해 만족도 순위가 크게 높은 곳을 가성비 우수, 낮은 곳을 미흡으로 계산한 결과를 20일 발표했습니다.
■ 해외여행지 가성비 만족도.. ‘일본’, ‘태국’ 아시아 국가 강세
‘저비용·고만족’의 가성비 우수 여행지 1위는 ‘일본’과 ‘태국’이 꼽혔습니다. 일본(여행비용 20위-만족도 6위)과 태국(26위-12위)은 가성비 지수(+14)가 27개 국가 중 가장 컸습니다.
그 다음은 호주(+8), 인도네시아(+8), 베트남(+8), 스페인(+7)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성비 지수는 편의상 1일당 여행비용 순위와 여행지 만족도 순위를 비교하여 만든 것으로 여행 비용 순위와 만족도 순위의 차이를 구해 분류했습니다. 1일 여행비용 순위(A)와 여행지 만족도 순위(B)를 비교(A-B)했을 때 가성비 지수(C)가 산출됩니다. 여행비용 순위(고비용 상위)와 만족도 순위(고만족 상위) 차이를 구해 ‘+’값이 크면 ‘고 가성비’, ‘-’값이 크면 ‘저 가성비’로 분류했습니다.
‘고비용·저만족’의 가성비 미흡 여행지는 프랑스(-16)가 대표적인 국가로 나타났습니다. 이어 미국(-13), 하와이(-12), 영국(-9) 순으로 이들 국가들의 1일당 여행비는 평균 35만~45만 원대로 최상위 수준(1~7위)인 반면 만족도는 모두 중하위권(13~20위)에 그쳤습니다.
‘고비용·고만족’의 우수 여행지는 ‘스위스, 이탈리아, 뉴질랜드’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국가들은 여행비용과 만족도 순위가 모두 최고 수준으로 차이도 거의 없었습니다.비용·만족도 순위 각각 2·1위, 4·4위, 6·5위).
■ 해외여행 비용.. 평균 257만 원, 1일 30만 원
해외여행자가 지출한 총 여행비용은 평균 257만 5,000원으로 1일 30만 원꼴로 나타났습니다.
대륙별로 유럽이 444만 4,000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북미(355만 7,000원), 남태평양(223만 9,000원), 아시아(144만 6,000원) 순으로 권역별 차이가 컸습니다.
물가가 비싸고 기간도 많이 소요되는 유럽여행은 가장 저렴한 아시아권 여행 대비 총비용이 3배가 넘었습니다.
이를 1일당 비용으로 환산하면, ‘하와이’가 평균 45만 8,000원으로 가장 비쌌습니다. 이어 스위스(41만 1,000원), 프랑스(40만 8,000원), 이탈리아와 영국(각 39만 원) 순으로 유럽 국가가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비싼 항공비용에다 외식비, 숙박비 등 물가가 아시아권보다 현저히 높은게 이유로 꼽힙니다.
반면, 필리핀은 19만 9,000원으로 가장 낮고 이어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순으로 모두 20만 원대 초반으로 나타났습니다.
■ 여행 만족도.. 아시아 평균 734점 “국내 대비 높아”
해외여행은 그동안 억눌렸던 심리가 폭발하면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경제 위축과 해외여행 붐이라는 상반된 현상을 고려하면 향후 ‘저비용-고만족’의 가성비 높은 아시아권 여행지에 대한 선택이 늘 것이란 전망입니다.
특히 아시아 여행지 가운데 한국인이 많이 찾는 일본, 베트남, 태국 필리핀의 1일당 여행 비용은 20만 원선으로, 국내 여행지 중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제주도의 경우 13만 2,000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시아 국가 여행은 제주 여행 경비의 약 1.5배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여행자 만족도에서 아시아는 국내 여행지를 앞서는 상황으로, 아시아 지역 여행자의 평균 만족도는 734점으로 국내여행지 만족도 1, 2위인 부산(736점), 강원(735점)과 거의 같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더구나 3위인 전남(724점) 그리고 4위인 제주(723점)보다는 10점 이상 높았습니다. 아시아 내 여행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음에도 불구하고, 여행에서 파생된 전반적인 만족도가 재정적인 비용 부담 수준을 훨씬 웃돌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셈입니다.
해외여행 최고 가성비 국가인 일본(767점), 싱가포르(763점)의 높은 만족도와 비교하면 국내여행지 열세가 한층 더 심각한 수준으로 파악됩니다. 그만큼 제주의 경우 다른 국내 여행지들과 더불어, 외국인은 물론 국내 관광 유치 경쟁에서 아시아권 국가에 뒤처질 위험성이 더 높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관련해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국내 여행의 가성비 향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해외여행으로의 쏠림 현상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 내국인 “관광 매력도 높여야”.. 크루즈 인센티브 유치 초점
제주의 경우,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62만여 명 늘어난 반면 내국인 관광객은 114만여 명 줄어 전체적으로 51만 9,000명 가까이 감소세를 기록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올들어 20일 현재까지 전체 1.9% 증가(19일 기준)하면서 소폭 증가했지만 내국인이 60만 5,439명으로, 전년(68만 6,096명) 대비 7.1% 감소세를 보이면서 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입니다.
관련해 20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마련한 1분기 제주지역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관광·경제 분야 관계자들은 일본, 동남아 등 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하회하면서 제주-나리타 등 과거 취항 노선 그리고 자카르타, 베트남 신규 취항 노선 마련 등을 통해 회복세 진작에 나서야 할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또한 부진한 내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온라인(SNS) 홍보 마케팅을 강화하고 지역 요식업체 그리고 숙박업체 등을 대상으로 친절도 제고 캠페인 등을 통해 제주지역 관광매력도를 높이기로 했습니다.
참석자들은 특히 “올해 크루즈 정박 예정 물량이 높은 수준으로 기대되면서 외국인 관광객 소비를 진작할 관광 아이템 창출 방안 등을 고려해야할 것”이라며 “외국인 단체 관광객의 경우, 일반 단체관광보다 수익성이 높은 인센티브 관광, MICE산업 관광 위주로 유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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