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유기업, 사내 軍조직 설치…마오쩌둥 시절 민병대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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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유기업들이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주석 시대의 유산인 민병대와 유사한 예비군 부대를 자체적으로 창설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 보도했다.
이를 두고 경기 침체로 인해 중국의 사회·정치적 불안정성이 커지는 상황에 대한 중국 당국의 우려를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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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중국 국유기업들이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주석 시대의 유산인 민병대와 유사한 예비군 부대를 자체적으로 창설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기업들의 발표와 관영 매체들의 지난해 보도를 자체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수십 곳의 국유기업이 최근 몇 달 새 사내에 군대 관련 부서인 인민무장부(People's Armed Forces departments·PAFD) 조직을 새롭게 설치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경기 침체로 인해 중국의 사회·정치적 불안정성이 커지는 상황에 대한 중국 당국의 우려를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조직은 마오쩌둥 집권 시기 정규군인 인민해방군과 함께 군대 조직의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온 민병대를 연상케 한다.
예비군 성격의 민병대는 정규군은 아니지만, 전시나 재난 등 비상사태 발생 시 동원될 수 있으며 인민해방군이 맡은 역할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문은 역사적으로 이런 조직은 마오쩌둥 집권 시기 현과 촌 등에서 인민해방군을 모집하는 활동과 연계돼 있었지만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 집권기에는 그 역할이 축소됐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도 명맥을 유지하면서 일반적으로 민방위 활동과 군대 훈련 지원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유기업에 군대 조직을 설치하는 움직임은 중국의 동원 체계 개편 등 국방개혁 움직임과 연관돼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중국 당국은 국가 안보 능력 강화를 위해 2022년 말부터 지역별 인민방공(防空)판공실을 국방동원판공실로 순차적으로 대체해 왔다.
중국 정부도 이런 동향을 굳이 숨기지 않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해 10월 브리핑에서 "국유기업에 PAFD를 설립하는 것은 국방 의무를 이행하고 국방 건설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FT는 PAFD가 설치된 기업들로는 지방정부의 투자그룹인 상하이 청터우(城投)그룹, 우한시 도시건설투자개발그룹, 파워차이나(중국전건집단장비연구원)그룹, 우한메트로, 후이저우시의 수자원공사 및 교통투자그룹, 장쑤성의 하이안 도시건설투자그룹 등을 거론했다.
국유기업 외 민간기업에서도 관련 조직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에 본사를 둔 유제품 대기업인 이리(伊利)그룹은 지난해 말 PAFD를 설립했다. 이는 네이멍구 지역에서 설립된 민간기업 최초의 PAFD다.
이리의 경쟁사인 국유기업 멍뉴(蒙牛)그룹도 지난해 5월 관련 조직을 출범시켰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시진핑 주석이 안보를 부쩍 강조하는 데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등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정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경제는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 소비 부진, 수출 부진 등으로 인해 지난해 '위드 코로나'로 전환된 이후에도 여전히 경제 회복의 동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미국과의 갈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및 남중국해 갈등 등 지정학적 도전에도 직면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티모시 히스는 "PAFD 부대의 활성화는 국내 상황에 대해 중국 지도부가 우려하고 있다는 징후"라면서 너무 많은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임이 일고 있기 때문에 '톱다운'(상명하달)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업에 PAFD 조직이 설립되는 것은 외국의 적에 대한 군사 동원을 하겠다는 신호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반응을 보였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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