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파묘', 험한 것 대적하는 新오컬트 탄생하나[ST종합]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장재현표 K-오컬트가 화끈하게 돌아왔다. '험한 것'에 대적하는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의 '파묘'다.
20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제작 쇼박스)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장재현 감독,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이 참석했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다.
◆ 돌아온 장재현표 K-오컬트
'검은 사제들' '사바하' 등 K-오컬트 진수를 보여주는 장재현 감독의 신작이다. 특히 영화는 이장, 쇠침, 경문 등 무속 신앙적인 소재가 직접적으로 활용된다.
장 감독은 "'파묘'라는 소재를 생각하면서 풍수지리사 세 분정도와 시간을 보냈다. 항상 땅, 가치관에 대해 얘기를 하다 보면 이상하게 한 곳에 모이더라. 쇠침이라는 주제로 말이다. 믿던 말던 영화에 녹여보려고 했다. 영화의 도드라지게 넣는다기 보다는 어떻게든 캐릭터와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파묘를 준비하면서 코로나를 겪고, 극장형 영화에 대해 고민했다. 더 극장에서 재밌게 볼 수 있도록 좀 더 화끈하게 만들고 싶었다. 조금 더 직접적이고 직관, 체험적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장 감독은 "파묘 이장을 수십 번 따라다니면서 어떤 뭔가가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다. 어느 날 과거의 잘 못 된 뭔가를 꺼내서 깨끗하게 없애는 정서가 갑자기 오더라. 우리의 과거를 돌이켜보면 상처와 트라우마가 많다. 파묘를 한 번 하고 싶었다. 그걸 재밌는 영화로 만들고 싶은 욕망이 들끓었다"고 자신했다.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사로잡은 대본의 힘
유해진은 출연 이유에 대해 "한 번도 오컬트란 장르를 해본 적이 없었다. 장재현 감독님의 연출이 어떨까 궁금했다. 또 시나리오를 읽을 때 어떻게 구현될까 호기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고은도 "장재현 감독의 시나리오라 해서 오컬트 장르를 영화관에서 보는 걸 좋아한다. 전작들을 다 봤었고, 대본에 쓰인 게 어떻게 표현될 때 상상하며 재밌게 읽었다"며 "또 최민식 선생님과 연기 합을 맞출 수 있는 기회가 돼 선택했다"고 밝혔다.
장재현 감독 때문에 출연을 결심했다는 최민식은 "민속신앙, 미신, 터무시되는 게 저평가되는 것 같아 종교의 의미를 생각해 봤다. 인간이 나약해질 때마다 매달리는 신의 존재. 이런 점을 장재현 감독이 애정을 가지는 것 같다. 그런 사고방식도 좋지만 영화의 만듦새가 촘촘히 짜여 매력적이더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솔직히 제가 맡은 상덕이라는 역할이 갖고 있는 가치관, 영화의 메시지도 좋았지만 솔직히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궁금했다. 자칫 관념적일 수 있는 영화를 관객들과 소통하려는 힘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 굿판→도깨비불·혼령, 관객 사로잡는 볼거리
'파묘'는 무당 역을 맡은 김고은의 대살굿 연기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고은은 굿판에 대해 "굿 장면은 하루 전날엔 전체 리허설을 했다. 당일날 촬영을 할 때는 카메라 4대로 촬영이 이뤄졌다. 하루 안에 끝낼 수 없었던 분량이었는데 하루 만에 마무리지었다. 따로 준비한 건 굿 퍼포먼스를 선생님들과 연습을 많이 했다. 체력적으론 하루 만에 촬영을 할 수 있어 생각했었을 때보다는 힘들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를 들은 유해진은 "김고은 배우가 말은 편하게 하는데, 정말 시간 날 때마다 경문을 외우지. 현장 무속인들에게 레슨을 받지. 내가 저 역할을 하면 정말 피 말리는 연습을 해야겠구나 싶었다. 저 에너지를 어떻게 끌고 오지라는 걱정의 시선으로 많이 봤다"고 말했다.
유해진 말에 공감하던 최민식은 "저러다 뭔 일 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카메라 네 대로 찍었는데 그 몰입도가 대단했다. 몸의 힘듬보다는 몰입하고자 하는 배우의 프로페셔널한 느낌들이 감동적이었다"고 칭찬했다.
굿판, 도깨비불, 혼령, 정령 등 무속신앙적인 요소다 다수 등장하는 '파묘'는 일찌감치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섹션에 공식 초청돼 주목받고 있다.
장 감독은 "영화에서 독일을 한 번 언급하고 싶었다. 외국 관객들과 영화를 봤을 때 놀라운 현상을 봤다. 웃음도 작게 웃고 가만히 보는 문화인데, 외국 사람들은 얘기하고 같이 소리 지르고 웃고, 때리고 엔터테이닝하게 영화를 보더라. 이 영화가 생각보다 그런 요소들이 많더라. 우리만의 느낌을 받지 못하겠지만 물리적이고 놀라는 부분, 재밌는 부분도 소리 지르고 즐기면서 보는 등 반응이 뜨거워 저도 놀랐다"고 말했다.
한 발짝 나아가고 싶었다는 장 감독이다. 그는 "제가 '파묘'를 만든 원동력이었다. 중간에 왜색적인 뱀이 나와도 완충작용을 하려고 하긴 했다. 뱀파이어, 강시 영화를 보긴하지 않나. 최대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했다"며 "관객들이 선입견 없이 봐주시길 바란다. 그럼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파묘'는 22일 개봉된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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