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습격범 "자포자기 영웅심리 아닌 정치적 명분 때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미수)로 기소된 김모(67) 씨의 재판 절차가 시작됐다. 김 씨 측은 범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범행 동기는 “정치적 명분 때문”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기소된 김모 씨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PK 변준석 변호사가 20일 김 씨의 공판준비기일이 끝난 뒤 “범행 사실은 인정하나 범행 동기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밝히고 잇다.

부산지법 형사6부(김용균 부장판사)는 20일 김 씨의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공판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검찰과 변호인이 미리 쟁점 사항을 정리하고 재판부와 추후 일정 등을 논의하는 절차다. 피고인 참석 의무가 없지만 김 씨는 이날 황색 수의를 입고 하얗게 센 머리를 짧게 깎은 채로 등장했다.

김 씨의 변론을 맡은 법무법인 PK의 변준석 변호사는 “피고인이 범행 사실은 모두 자백하지만 범행 동기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변 변호사는 법정을 나서면서 ‘공소사실의 범행 동기와 어떻게 다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공소장에 따르면 자포자기 심정과 영웅 심리에 기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돼 있지만 피고인은 순수하게 정치적 명분에 의해서 한 행동이라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김 씨가 생활고와 이혼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와중 극단적 정치 성향에 빠져 이 대표를 ‘종북 정치인’으로 판단하고,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이 적화될 것을 우려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분석했다.

변 변호사는 김 씨의 ‘변명문’ 공개 여부와 관련해서는 “검찰과 경찰 수사 단계에서 공개되지 않은 변명문의 내용이 알려지면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피고인의 가족이 현재 유튜버 등에게 많이 시달리는 등 피해가 우려돼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시에 거주하는 김 씨는 지난달 2일 오전 10시 부산 강서구에서 가덕신공항 건설 예정부지를 찾은 이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