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 10% 통보' 윤영찬 "총선 목표, 이재명 대표 사당화인가"

[the300]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천 하위 10% 통보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2.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윤영찬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이 전날 당으로부터 현역 의원 평가 결과 하위 10%에 해당한다고 통보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윤 의원은 이에 반발하며 당의 공천이 "비명(비이재명)계 공천학살과 특정인 찍어내기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윤 의원은 "지난해 상반기에 진행된 중앙당 당무감사와 지난해 말 의원평가에 정량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항목들은 모두 초과 달성해 제출했지만 모든 노력에도 하위 10% 통보를 받게 됐다"면서도 "이 사실을 밝히는 데 전혀 주저함이 없다. 스스로를 의심하지도 않고 부끄럽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어 윤 의원은 "조사 주체도 알 수 없는 특정인 배제 여론조사가 소위 '비명계' 지역구만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공관위가 아닌 당 대표 측근들끼리 밀실에서 중요 사안을 결정한다는 괴담이 여의도에 파다하다"며 "하위 10%와 20%에 친문(친문재인),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이 무더기로 포함된 이번 하위 통보 결과는 그런 괴담들을 사실로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했다.

또 "지금 일어나는 밀실, 사천, 저격 공천과 배제의 정치는 민주당을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것이며 윤석열 정권에게 총선승리를 헌납하는 것"이라며 "이번 총선에 임하는 민주당의 목표는 무엇인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인가, 아니면 이재명 대표 개인 사당화의 완성인가"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경선에서 이기기는 사실상 어렵다고들 하지만 멈추지 않겠다. 굴복하지 않겠다"며 "제 앞에 그 어느 누가 오더라도 물러서지 않고 당당히 맞이해 평가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당에 재심 신청도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특정 계파 사람들만 구원해주고 구제해주는 계파적 공천에 머물러있다"고 말했다. 또 "정량평가에서 의원들 간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면 정성평가에서 모든 게 결정됐을텐데, 그럼 정성 평가가 어떻게 나왔는지 공개해야 한다"며 "만약 대외적으로 공개가 어렵다면 후보자 개인에게라도 열람할 기회를 반드시 줘야한다"고 했다.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에게 하위 10% 통보를 받았을 때 뭐라고 답변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임 공관위장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공천에 모든 책임 가진 분이셨다면 아마 그 자리서 많은 얘기를 했겠지만 지금 돌아가는 상황보면 꼭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아서 그 분께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맞나 싶었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윤 의원을 포함한 전해철, 송갑석, 설훈 등 소위 비명계 의원들이 홍영표 의원실에 모였던 것에 대해서는 "단체 행동이라기보다는 '지금 돌아가고 있는 당의 공천이 과연 민주당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인가', '민주당이 가장 앞세운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을 망치는 방향으로 갈 것인가'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추후 집단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거기까지 얘기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오늘 (자리는) 지금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이런 부분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 나누는 자리였다"고 답했다. 이들은 내일 예정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당 공천 상황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