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수 계산 다시 해야 할 판” “진짜 온대?”···KBO리그 강타한 ‘류현진 쇼크’, 판이 뒤집힌다[스경x이슈]

김은진 기자 2024. 2. 20. 17:1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화에서 마지막으로 뛴 2012년 류현진



류현진(37)이 12년 만에 KBO로 돌아온다. 한화는 다시 어마어마한 에이스를 되찾았다.

한화는 지난 19일 류현진과 사실상 입단 합의를 마쳤다. 그룹 결재 절차를 남겨놓은 채로 한화는 20일 류현진 맞이 준비에 들어갔다. 오키나와행 항공편 준비와 함께 유니폼 제작에 착수했다.

한화 선수단은 호주에서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21일 귀국한다. 이후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2차 캠프를 시작한다. 구단이 캠프 합류를 준비함으로써 류현진의 계약 절차는 최종 단계로 접어들었다. 19일 메이저리그사무국에 류현진에 대한 신분조회를 요청했고 20일 오전 “계약 가능한 신분”이라는 답변을 맞아 형식적인 절차도 완료했다. 이변이 없는 한 류현진은 KBO리그로 복귀한다.

계약 규모는 4년 기준 170억원 선으로 발표될 전망이다. 역대 해외 복귀 선수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통틀어서 총액 최고는 지난해 FA 양의지가 두산으로 이적하면서 맺은 4+2년 152억원이다. 4년 기준 계약 최고는 김광현이 2022년 미국에서 SSG로 복귀할 때 계약한 4년 151억원이다. 류현진의 계약은 이 둘을 훌쩍 뛰어넘는다.

역대 최고 계약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류현진의 복귀는 한화에 찾아온 초특급 선물이다. KBO리그에는 특대형 태풍이기도 하다. 리그의 판을 한 방에 완전히 뒤집어버릴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한화 소속으로 뛴 2012년 투구하는 모습.



한화가 늘 하위권에 머물렀던 가장 큰 이유는 선발진에 있다. 류현진이 미국으로 진출한 뒤 지난 11년 동안 한화에서 규정이닝을 채운 국내 투수는 2013년 김혁민, 2014년 이태양, 2021~2022년 김민우가 전부다. 10승 투수는 2015년 안영명과 2021년 김민우뿐이다. 김민우가 이후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한화 마운드는 다시 무주공산이 되었지만, 지난해 문동주가 등장해 기대를 모은 시점에 류현진이 복귀하면 한화는 단숨에 1~4선발을 갖추게 된다.

류현진은 일반적인 선발 한 명이 아닌 리그 에이스급 특1선발이다. 한화 마운드는 지난해 11승을 거둔 페냐와 류현진을 원투펀치로 하고 산체스와 문동주에게 3~4선발을 맡기게 된다.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으며 한화 선발진은 중하위급에서 단숨에 상위급으로 변신할 수 있다.

타 구단들도 계산을 다시 해야 하게 됐다. 3년 연속 최하위 뒤 지난해 9위, 늘 바닥에 있었던 한화의 약세는 그동안 승률 5할을 넘기고도 5강에 못 가는 팀이 나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타 구단들은 한화에서 가져올 수 있는 승수를 최대치로 계산하기도 한다. 그러나 10승은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특급 투수 류현진의 등장으로 타 구단들의 기대 승수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류현진 한 명으로, 한화는 더 이상 만만한 팀이 아닌 어려운 팀이 된다.

한화 시절의 류현진. 연합뉴스



구단들도 바짝 경계하고 있다. 올시즌 계산에서 제외해놨던 한화가 각 구단 계산기에 다시 입력되는 분위기다.

타 구단 한 단장은 “이 시점에 류현진이 오면 구단들이 각자 올시즌 계산한 승수를 조정해야 한다. 계산해 놓은 승수에서 다 떨어진다. 특히 2승 정도 차로 순위가 바뀌는 4~7위권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류현진이 과거만큼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 이름 자체만으로 상대에게 주는 압박감이나 한화 선수들 스스로 이 경기는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5강에 도전하기 위해 새롭게 롯데 지휘봉을 잡은 베테랑 사령탑 김태형 감독도 “오는 게 확실하냐”고 되물으며 “한화가 주현상, 김범수, 김서현 등 필승조도 구축되어 있어 류현진이 가세하면 굉장히 안정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지난해 5위로 부임 첫해에 가을야구에 진출한 이승엽 두산 감독 역시 “한국 야구에 도움이 되겠다”면서도 “한화가 그렇지 않아도 세졌는데···머릿속에 없었는데 이제 준비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2018년 3위로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뒤 다시 추락했던 한화는 단숨에 가을야구 그 이상의 도전장도 내밀 수 있게 된다. 한화의 인기가 다시 휘몰아칠 가능성도 매우 높다. 그 잠재적 인기는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끈질긴 ‘마리한화’ 야구로 변신한 2014년을 기점으로, 침묵하던 보살팬들이 수면 위로 나서 그 폭발력을 드러낸 바 있다. 2018년 이후 다시 추락하면서 가라앉아 있던 인기가 문동주의 등장으로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 중 류현진이 돌아온다. 한화발 태풍으로 리그가 뒤집힐 차례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