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대신 채권 선택한 펀드투자자 울상

김태성 기자(kts@mk.co.kr) 2024. 2. 2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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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에 이어진 국내 증시 약세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발 금리 인하 가능성 때문에 주식형 대신 채권형 펀드에 자금이 더 몰렸다.

자산운용 업계에서는 미국발 금리 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늦춰진 올해 하반기로 예상되는 만큼 현시점에서 투자 매력도는 채권형보다 주식형 펀드가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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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빠진 주식형 한달새 8%↑
1조 몰린 채권형은 수익률 '뚝'

올해 초에 이어진 국내 증시 약세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발 금리 인하 가능성 때문에 주식형 대신 채권형 펀드에 자금이 더 몰렸다. 하지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에 수혜 예상주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주식형 펀드 투자자는 이득을 본 반면 채권형 펀드는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국내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42조8802억원으로 한 달 전 41조8378억원에 비해 1조424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48조3565억원에서 48조7641억원으로 4076억원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2배 넘게 차이가 난다.

채권형 펀드에 투자자금이 몰린 것은 미국 연준발 금리 인하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내려가고,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이 상승한다. 금리가 높을 때 채권형 투자 상품에 자금을 넣어두면 향후 금리가 내려갔을 때 채권 가격이 오르면서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지난 1월만 해도 국내외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르면 오는 3월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보는 예측이 우세했다. 그 결과 투자자들이 펀드 시장에서도 향후 시세가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채권형 펀드에 자금을 투입했다.

국내 주식과 기업 실적 변동성에 대한 불안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형에 자금이 몰렸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이 기간 국내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며 국내 회사채 펀드 설정액은 한 달 새 2945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연초 코스피가 8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악재가 이어지며 연중 최저점을 찍은 지난 1월 17일 기준 설정액이 연초 대비 3조원 넘게 증발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자산 총액 중 6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며, 이 중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이 3분의 2 이상이다.

당시 상황에서는 투자자별로 최선의 선택을 한 셈이지만, 이후 양쪽 투자자들의 성적표는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지난달 17일부터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를 중심으로 주가 상승세가 이어진 덕분에 지난 19일 기준 1개월 수익률이 8.14%를 기록했다.

한 달 전(1월 19일)만 해도 1개월 기준 수익률이 -4.72%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8%포인트 넘게 오른 것이다.

반면 한 달전 0.33%였던 국내 채권형 펀드 수익률은 19일에는 0%로 오히려 하락했다. 채권 투자 특성상 수익률 변동이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해도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금리 하락에 따른 추가 이득이 전혀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상승세는 금융주 투자 펀드가 주도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금융 펀드는 19일 기준 1개월 수익률이 22.88%로 이 회사가 분류하는 테마별 펀드 가운데 가장 높았다.

자산운용 업계에서는 미국발 금리 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늦춰진 올해 하반기로 예상되는 만큼 현시점에서 투자 매력도는 채권형보다 주식형 펀드가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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