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찬 “하위 10% 통보 받아들이기 어려워…비명계 학살”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비이재명계인 윤영찬 의원(초선·경기 성남중원)이 20일 현역 의원 평가에서 하위 10% 성적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비명계 공천학살”이라고 반발했다. 다만, 윤 의원은 탈당 대신 당에 남아 경선에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제 임혁백 공관위원장으로부터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 민주당을 지키려는 길이 순탄치 않으리라 각오했지만, 하위 10%라는 공관위의 결정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1년여 전에 윤영찬을 잡겠다며 친명을 자처하는 현근택 변호사가 (경기 성남시) 중원구에 왔다. 현 변호사는 거리에서 ‘수박’(비명계 의원을 지칭하는 은어)을 먹으며 나와 지역 당원을 조롱했다”며 “현근택이 사라지니 (비례대표 의원인) 이수진을 보내고, 이수진으로 여의치 않으니 더 유리한 조건의 다른 후보를 또 꽂아서 기어이 윤영찬을 쓰러뜨리려 한다. 참 지독하고 잔인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명계 공천학살과 특정인 찍어내기 공천은 표적이 된 당사자에게만 악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 혁신과 통합으로 여당과 맞서 차별화를 해야 할 총선 국면에서, 이런 사태를 방치하고 순응한다면 모든 민주당 구성원들에게 총선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질 것”이라며 “지금 일어나는 밀실·사천·저격 공천과 배제의 정치는 민주당을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것이며 윤석열 정권에게 총선승리를 헌납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런 식으로 간다면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역사적 책임을 피할 수 없는 대참패를 맞이할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이번 총선에 임하는 민주당의 목표는 무엇인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인가 아니면 이재명 대표 개인 사당화의 완성인가”라며 “후자가 목표라면 윤영찬을 철저히 밟고 가라”고 했다.

다만, 윤 의원은 탈당을 선택하는 대신 경선에 참여해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의원은 “‘하위 10%’는 경선 득표율에서 30% 불이익을 받는다. 경선에서 이기기는 사실상 어렵다고들 한다”면서도 “제 앞에 그 어느 누가 오더라도 물러서지 않고 당당히 맞이해 평가받을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에 앞서 이날 오전 박용진 의원(재선·서울 강북을)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정활동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고 공개하고, “과하지욕(胯下之辱·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견디고 반드시 살아남겠다”고 밝혔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