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세무조사, 광고차단에 형량 강화까지...불법사금융 근절에 '올인'

불법사금융 척결 범정부 TF 개최
불법사금융업자 세무조사에 정보 공유
구속 및 구형 기준 상향 방안도 검토

지난해 11월 9일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불법사금융 민생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불법 사금융을 척결하겠다고 발언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지난해 말 윤석열 대통령이 '불법사금융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에도 최근까지 피해 호소가 이어지자 정부가 범부처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20일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불법사금융 척결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열고 후속조치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TF는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이 금융감독원을 방문해 불법사금융 대책을 강조한 뒤 TF 참여 기관을 늘리고 불법사금융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해 왔다.

지난해 이뤄진 불법사금융 집중 단속 결과 경찰은 총 1,404건을 적발해 2,195명을 검거했고, 이 중 67명을 구속했다. 전년도 대비 검거 건수(19%)와 인원(6%), 구속인원(3배) 모두 증가한 수치다. 범죄수익 보전금액도 62억 원으로 전년 대비 44%나 늘었다.

단속에도 불구하고 연 수천%에 이르는 이자와 불법 추심 등 불법사금융 피해 호소는 여전하다. 온라인 중심으로 지능화하면서 단속과 적발이 어려워진 탓이다. 이에 TF는 부처 간 칸막이를 낮춰 긴밀한 협업에 방점을 찍었다.

국세청 세무조사가 대표적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11월 1차로 불법사금융 업체와 업자 관련 163건을 조사해 총 431억 원을 추징·징수했다. 이어 이날부터 총 179건에 대한 전국 동시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검찰과 금감원 등으로부터 정보를 제공받는 등 공조를 강화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1차 때 유관기관 자료에 기초한 조사 선정이 30%였는데, 2차 때는 62%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세청이 체납 추적해 압류한 사채업자의 명품 가방과 신발 등. 국세청 제공

국세청이 각 부처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는 불법사금융 관련 범죄로 재판 중이거나 판결된 사건 관련자 등에 대한 정보(검찰), 불법사금융 조직총책과 수백 명의 조직원 명단(경찰), 피해 사례 1,000여 건과 대출 중개 플랫폼 단속자료 및 불법추심 혐의 업체 명단(금감원) 등이다. 검찰과 경찰은 국세청이 불법사금융 관련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와 범죄수익 환수 시 적극 참여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밖에 방송통신위원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상 불법대부광고 노출을 금지하는 조치에 돌입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대포폰 차단 방안 마련에 나섰다. TF는 불법사금융 범죄에 대한 구속 및 구형기준 상향 방안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TF 관계자는 "역량을 총동원해 불법사금융업자들의 탈루 소득을 단돈 1원까지도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며 "무관용 원칙으로 즉각 조치와 제도 개선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세종=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