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내년으로 미뤄질 수도"…병원 연락받은 환자들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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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아산병원으로부터 수술 지연 안내 전화를 받았다는 김모(32)씨는 불안에 말끝을 흐렸다.
병원 관계자는 "진료과별로 전공의 이탈 정도에 따라 수술 지연과 입원 환자 퇴원 사례가 있지만 대부분 정상 운영되며 눈에 띄게 축소된 것은 아니다"며 "사직서를 제출하고도 병원에 나와 진료에 참여하는 전공의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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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수술 예정인데 우선 한 달, 더 미뤄질 수도 있다고…"
20일 서울아산병원으로부터 수술 지연 안내 전화를 받았다는 김모(32)씨는 불안에 말끝을 흐렸다. 그는 전날 병원으로부터 "이번 주 수술이 전공의 파업으로 미뤄져 9~11월 수술 예정자까지 일정을 늦출 수 없는지 묻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김씨가 "11월로 수술을 미뤄도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으면 더 늦어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묻자 "잘 모른다. 내년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김씨는 "관련 카페에서만 벌써 10명가량이 수술 지연 통보를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며 "돌(12개월) 이전에 수술을 마쳐야 하는데 너무 답답하다. 급하게 다른 병원도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빅5 병원' 중에서도 서울아산병원은 가장 많은 환자를 책임지는 곳이다. 지난해 전체 환자 수는 346만 9589명(외래 331만 3333명, 입원 15만 6256명)으로 수술 건수는 7만892건에 달한다. 전체 의사는 1700여명, 전공의는 520명으로 의료 인력도 최고 수준이다.
서울아산병원을 포함한 '빅5 병원' 전공의의 집단 이탈이 실행된 20일 오전에도 병원은 환자로 붐볐다. 큰 혼란은 없는 모습이었다.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도 있지만 1년 이하 인턴이 많고, 실제 입원·수술 등에서 역할이 큰 2년 이상 레지던트는 상당수가 남았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사직서 제출, 이탈 인원은 환자의 불안감 조성을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병원 관계자는 "진료과별로 전공의 이탈 정도에 따라 수술 지연과 입원 환자 퇴원 사례가 있지만 대부분 정상 운영되며 눈에 띄게 축소된 것은 아니다"며 "사직서를 제출하고도 병원에 나와 진료에 참여하는 전공의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정부와 의사 간 대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라 '의료 공백'에 대한 불안이 여전하다. 전공의 이탈 기간이 늘어나거나, 참여 인원이 확대될 경우 진료량 감소로 환자 불편은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주 응급실에 이송된 후 신경과 병동에 입원 중이라는 40대 환자는 "토요일까지 입원 예정이었는데 간호사가 전날 와서 '목요일쯤 퇴원하면 어떻겠느냐'고 묻더라"며 "검사 결과가 좋지 않아 조기 퇴원은 하지 않지만, 언제 아플지 모르는 데 그때 가서 돌봐줄 의사가 없을까 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전공의의 이탈은 남은 의사와 간호사의 업무 부담을 부른다. 특히, 지난 19일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자신을 서울아산병원 간호사라고 밝힌 이가 "병원에서 인턴 업무를 간호사에게 하도록 하고 있다"며 "잘못될 경우 간호사가 책임을 떠안게 되는데 이건 아니지 않냐"는 내용의 고발성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진료 지연에 대한 컴플레인은 간호사가 다 듣고 있다. 중환자도 병원에 많은데 (전공의가) 환자들 내버려 둔 상태에서 나가버리면 죽이는 거나 다름없다"며 "최소한 파업을 했을 때 병원이 돌아가게끔 대처 방안을 내놓고 나가라"고 덧붙였다. 20일에도 작성자는 댓글로 "중환자가 아직 많고 전공의들이 다 빠져서 매우 바쁘다"고 썼다. 병원 관계자는 "사실관계가 파악되지 않은 글"이라며 "2020년에는 간호사들이 의사 업무를 하기도 했지만,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공식적으로 금지했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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