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최민식, MZ까지 사로잡은 비결은 ‘4가지’가 없어서[스타와치]
[뉴스엔 김범석 기자]
배우 최민식이 12년 만에 예능에 나와 녹슬지 않은 입담을 과시했다. 지난 2월 14일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서 최민식은 영화 ‘파묘’ 홍보보다 유재석 조세호와 마치 카페에서 수다 떨 듯 다양한 주제에 대해 막힘없는 토크로 웃음 혈자리를 제대로 짚었다.
현장에 영화 홍보 담당자가 있었다면 ‘발을 동동 구르지 않았을까’ 싶을 만큼 예매율에는 별 도움이 안 되는 의식의 흐름에 가까운 토크였다. 하지만 최민식이 누군가. 산전수전 겪은 그가 이를 모를 리 없다.
어차피 자신의 예능 출연 자체가 영화를 알리는 옥외 간판이고, 여기서 진부하게 김고은 뒷얘기나 에피소드 몇 개 털어봐야 큰 이득이 안 된다는 걸 간파하고 있었을 것이다. 어차피 볼 사람은 보고, 안 볼 '놈'은 안 본다. 그럴 바엔 최대한 꾸미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이는 게 영화에 더 도움 된다고 판단한 듯싶다.
대중들 특히 MZ들이 50대 배우 최민식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같은 ‘탈 권위’, ‘탈 엄근진’에 있다. 큰 아버지뻘인 최민식이지만 안영미의 개그 소재로 쓰여도 전혀 개의치 않았던 그다. ‘그래? 너희들이 즐겁다면 얼마든지 갖다 써라’라는 오픈 마인드다. 수없이 패러디된 ‘범죄와의 전쟁’ 명대사 ‘느그 서장 남천동 살제? 내가 마 밥 묵고 사우나 가고 다 했어?’도 MZ들에겐 밈처럼 친숙해진 상황.
그는 ‘유퀴즈’에서 유재석이 ‘우리 대 배우 형님’이라고 치켜세우자 쑥스러운 듯 ‘왜 그래? 나 쌈마이야’라고 받아친다. 다분히 겸손의 의미지만 자신을 당당하게 3류라고 낮춰 부를 수 있는 배우가 과연 몇이나 될까. 황정민 정도가 ‘에이 낯간지럽게 왜 그래? 전 그냥 광대죠’라고 말한다. 옆에서 아무리 띄워줘도 자기 좌표를 잊지 않는 이들은 대체로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이다.
민감한 돈 얘기도 솔직 화법으로 대응했다. 인터뷰에서 금지어 중 하나인 출연료도 ‘지금 소속사가 없어서 직접 협상한다. 먼저 얼마쯤 생각하냐고 묻고 예상보다 적으면 좀 더 생각해달라고 넌지시 부탁한다’라며 뻔한 노잼 답을 비껴간다. 오히려 인간미가 흐른다.
이 대목이 흥미로웠던 건 그가 2005년 ‘돈 밝히는 배우’로 실명 보도되며 송강호와 함께 반박 기자회견까지 가졌던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영화판을 이끌던 투자배급사 시네마서비스 강우석 감독과 한동안 불편함을 겼었지만 시간이 흘러 화해했다.
이효리도 지난 2월 14일 모교 국민대 졸업식을 콘서트장으로 만들며 또 한 번 이슈가 됐다. 이효리가 이날 고리타분한 계몽적인 발언을 할 거라고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독고다이’라는 단어를 쓰며 졸업식의 엄숙주의를 와장창 깰 줄은 더 몰랐다.
그는 이날 “공자 맹자 부처님 같은 훌륭한 성인들이 남긴 말도 안 듣는 우리가 좀 유명하다고 와서 떠드는데 들을 이유가 있습니까? 여러분들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사십시오”라고 축사해 MZ들의 갈채를 받았다. 또 “이래라저래라 위하는 척하며 이용하려는 잡다한 소리에 흔들리지 말고 웬만하면 아무도 믿지 마십시오”라며 “누구에게 기대고 위안받으려 하지 말고 그냥 인생은 독고다이라고 생각하십시오”라고 해 함성을 자아냈다. 축사를 마친 그는 자신의 히트곡 ‘치티치티 뱅뱅’을 부르며 식장을 광란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이효리의 이날 축사가 MZ들에게 꽂힌 건 자신이 체화해 얻은 결과물인 게 고스란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있어 보이는 어렵고 허무한 말이 아니라 ‘내가 좀 버라이어티하게 살아봤는데 인생이란 게 결국 이렇더라’라는 진정성이 오롯이 전달된 덕분이다. ‘현재의 점들이 언젠가 연결될 거라고 믿으라’라는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 연설에 뒤지지 않는 울림을 선사했다.
이효리와 최민식의 최근 행보에는 엄숙주의를 내려놓고 오늘을 즐기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무엇보다 남들의 욕망에 휘둘리지 말고 네 욕망으로 살라는 힌트도 숨어있다. 두 사람에게 공통으로 없는 것 4가지는 권위와 엄근진, 계몽 그리고 신비주의다.
뉴스엔 김범석 bskim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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