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 고리 뜯고 은닉재산으로 호화생활까지…불법 사금융 동시조사
사채업자 A씨는 신용불량자 등 취약계층에 접근해 돈을 빌려주고 최고 연 9000%에 달하는 이자를 불법으로 받아챙겼다. A씨는 신용불량자들에 100만원 가량을 빌려주면서 40만원은 선이자로 떼고, 얼마 뒤에 원금과 이자로 100만원이 넘는 돈을 추가로 회수하는 식의 초고금리 사채를 운용했다. 첩보를 입수한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통해 A씨의 무신고 이자소득을 발견해 종합소득세 수십억원을 부과했지만, A씨는 재산을 모두 빼돌린 뒤 주소지까지 이전해가며 세금 납부를 거부했다. 국세청은 A씨의 전 주소지를 수색해 외제차량과 명품가방·신발 등 수십점을 압류, 공매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말 착수한 불법사금융 동시 조사 결과 A씨 등 불법 사채·추심업자들로부터 현재까지 431억원을 추징·징수했다고 20일 밝혔다. 국세청은 이날부터는 검찰, 경찰, 금융감독원과 공조해 179건의 불법 사금융 사례에 대한 2차 전국 동시조사에 착수했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1차 조사에서는 사채업자와 중개업자, 추심업자에 대한 세무조사로 401억원, 자금출처조사 19억원, 체납자 재산추적조사 11억원 등 모두 431억원이 추징되거나 징수됐다.
B씨의 경우 불법 사금융 조직을 구성한 뒤 취업준비생 등 신용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5000여회에 걸쳐 돈을 빌려주고 고리 이자를 받아챙겼다. B씨 일당은 연 5214%의 초고금리 이자를 받아챙기면서 돈을 갚지 못하는 채무자들을 대상으로는 나체 사진 공개 협박 등을 통해 불법 추심을 일삼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건설업체 등에 단기 자금을 대여하고 부동산을 강탈한 뒤 수입을 숨긴 경우도 있었다. C씨의 경우 유동성 문제로 단기간 거액이 필요한 건설업체 등에 접근해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해주고, 상환일을 넘기면 담보부동산을 빼앗는 방식으로 부를 축적했다. C씨는 이렇게 벌어들인 대부업 수입을 신고 누락하는 한편, 대부업체 법인자금을 유출해 아파트를 구입하는 방식으로 회계도 조작했다. 국세청은 수십억원을 추징하는 한편, C씨를 검찰에 고발하고 추징금 확보를 위한 압류 조치도 실행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179건의 불법 사금융 사례에 대한 2차 전국 동시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이번 2차 조사에서는 검찰과 경찰, 금융감독원과 업무·정보를 공유해 불법 사금융업계 전반으로 포위망을 넓혔다.
특히 1차 조사에서 파악된 전주들을 추가로 추적하는 한편, 휴대폰깡이나 중고차전환대출 사기 등 신종수법을 활용한 불법 사금융도 사정권에 뒀다. 최근 불법 사채업자들이 중고차 구매로 신용도가 향상돼 대출 가능액을 높일수 있다는 식으로 홍보한 뒤 차량 대금만 갈취하거나, 대출자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를 제3자에게 넘기고 현금대출을 받는 이른바 휴대폰깡 피해가 늘면서다.
정재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유관기관과의 공조체제를 기반으로 조사 전 과정에서 효율적으로 협업, 불법사금융에 엄정 대처하겠다”며 “광범위한 금융거래 추적을 실시하는 한편, 적발된 조세포탈행위는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검찰에 고발하고 형사처벌 받을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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