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학생·교직원 4456명 ‘경호처 폭력’ 규탄·사과 요구

이유진 기자 2024. 2. 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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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생과 교직원 4400여명이 지난 16일 학위 수여식에서 졸업생 신민기씨가 윤석열 대통령 축사 도중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항의하다 경호원들에게 끌려나간 것을 두고 "명백한 인권침해"라며 대통령실에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카이스트 대학원생인권센터와 재학생 및 교직원 4456명(학생 3731명, 교직원 725명)은 20일 성명을 내고 "한 석사 졸업생이 인쇄물을 들고 대통령에게 구호를 외쳤다는 이유로 입을 틀어 막히며, 팔다리를 붙잡혀 식장 밖으로 끌려나가는 일이 발생했다"며 "수여식의 주인공인 졸업생과 그들의 가족, 그리고 교수진은 찰나에 일어난 사건을 심히 당혹스러운 마음으로 목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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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성명 내고 대통령실에 공식 사과 촉구
16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위수여식 도중 졸업생 신민기씨가 “알앤디 예산 복원하십시오”라고 소리치는 순간 경호원이 입을 막으며 제지하고 있다. 대전충남사진공동취재단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생과 교직원 4400여명이 지난 16일 학위 수여식에서 졸업생 신민기씨가 윤석열 대통령 축사 도중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항의하다 경호원들에게 끌려나간 것을 두고 “명백한 인권침해”라며 대통령실에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카이스트 대학원생인권센터와 재학생 및 교직원 4456명(학생 3731명, 교직원 725명)은 20일 성명을 내고 “한 석사 졸업생이 인쇄물을 들고 대통령에게 구호를 외쳤다는 이유로 입을 틀어 막히며, 팔다리를 붙잡혀 식장 밖으로 끌려나가는 일이 발생했다”며 “수여식의 주인공인 졸업생과 그들의 가족, 그리고 교수진은 찰나에 일어난 사건을 심히 당혹스러운 마음으로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카이스트의 모든 구성원은 국제법과 헌법상의 기본권은 물론이고 카이스트 대학원생권리장전 제11조 ‘표현의 자유’에 근거하여서도 학내 및 사회에 대한 개인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를 지닌다”며 “이번 학위 수여식에서 대통령 및 경호처가 물리력을 행사한 과잉대응 사건은 우리 구성원에 대한 명백한 인권침해로,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잉대응과 폭력적 행위를 규탄하며, 대통령실에 이번 사태의 잘못에 대한 인정과 공식적인 사과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동문들이 지난 16일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윤석열 대통령 축사 중 R&D 예산 복원을 요구하며 항의하던 졸업생을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이 입을 막고 강제로 퇴장시킨 시킨 것에 대해 대통령경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 위해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카이스트 학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와 대학원 총학생회도 전날 낸 공동성명에서 “(대통령실의) 이번 학위수여식 학생 퇴장 조치는 과도한 대응이라고 판단하고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카이스트 동문과 재학생 등 26명은 이날 대통령경호처(경호처장과 직원)를 대통령경호법 위반(직권남용)과 감금·폭행 혐의로 고발했다. 신민기씨는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강제 퇴장 이후) 행사장 근처에 있는 별실로 이동시켜 대기를 시켰는데 못 나가게 했기 때문에 사실상 감금이나 다름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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