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여대 독문·불문과 없애나…폐지 추진에 학생·교수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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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여대가 2025학년도부터 독어독문·불어불문과 폐지를 추진하면서 학내 구성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두 학과의 인기 저조가 폐지 추진의 근거인데 타 대학 동일 학과 등의 폐지로 이어져 인문학 위기를 가속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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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되면 서울 시내 대학 중 처음…인문학 도미노 위축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덕성여대가 2025학년도부터 독어독문·불어불문과 폐지를 추진하면서 학내 구성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두 학과의 인기 저조가 폐지 추진의 근거인데 타 대학 동일 학과 등의 폐지로 이어져 인문학 위기를 가속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덕성여대 독어독문·불어불문과의 학생과 교수, 동문 등으로 구성된 민주덕성 비상대책위원회는 20일 오후 서울 덕성여대 종로캠퍼스에서 학교법인 이사장과의 면담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사회가 열리는 건물 앞에서 "원칙 없는 학사행정 중단하라", "제멋대로 불어불문 전공폐지 규탄한다"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다.
이날 시위는 김건희 덕성여대 총장이 지난 2일 2025학년도부터 두 학과에 신입생을 배정하지 않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학칙 개정안을 공고한 데 따른 것이다.
비대위에 따르면 학교 측에서는 재학생 감소에 따라 해당 전공의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수도권 대학 존립 위기에 따른 선제 대응 필요성,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인한 고등교육 환경·정책 변화 수용, 교육수요자 중심의 학문 단위 미래화·선진화 필요 등도 이유로 내세웠다.
비대위측 설명에 따르면 동덕여대가 지난 2022년 독일어·프랑스어과를 '유러피언스터디즈 전공'으로 통합했지만 서울 시내 대학에서 독어독문·불어불문과가 폐지된 적은 없다.
덕성여대가 두 학과의 폐지를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덕성여대는 지난해 6월말에도 같은 내용의 학칙 개정안을 공고했으나 같은 해 7월 대학평의원회에서 최종 부결됐다.
그러나 7개월 만에 다시 같은 근거를 내세워 두 학과 폐지를 추진하는 학칙 개정안을 공고한 것이다.
지난 19일 열린 대학평의원회에서도 개정안은 부결됐지만 비대위는 "학교 측이 평의원회 결과와 상관없이 학칙 개정안을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해 학과 폐지를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교법인 덕성학원 관계자는 이날 비대위에 "오늘 이사회 안건에 학과 폐지 관련 내용은 없다"며 "학칙 개정에 대해서는 총장이 모든 행정권한을 갖고 있다. 법인은 안건이 상정돼야 채택 여부를 결정하는 등 권한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독어독문과의 한 교수는 "평의원회에서 부결된 안을 총장 멋대로 이사회에 상정한다는 건 학교가 총장의 개인적 판단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이라며 "만약 우리 과가 폐지된다면 덕성여대를 시작으로 다른 대학들도 도미노처럼 인문학이 위축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인문학 붕괴에 대한 위기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달 전국 인문대학장은 성명을 내고 교육부의 무전공 입학생 확대 방침으로 학생들이 시류에 따라 소수 인기학과를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크고 기초학문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발했다.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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