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피해자, 日기업 공탁금 첫 수령에 日정부 "극히 유감"

日관방 "韓정부 발표 해법 포함 적절 대응 요구"
"일본의 엄중한 항의, 한국에게 전달할 생각"

[도쿄=AP/뉴시스]일본 정부는 일제의 강제동원 피해자가 일본 기업의 공탁금 회수 절차를 거친 끝에 이를 첫 수령한 데 대해 20일 극히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이 지난달 10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정례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는 모습. 2024.02.20.

[서울=뉴시스] 김예진 한재혁 기자 = 일본 정부는 일제의 강제동원 피해자가 일본 기업의 공탁금 회수 절차를 거친 끝에 이를 첫 수령한 데 대해 20일 극히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TV도쿄 유튜브 채널 생중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정례기자회견에서 원고 측인 강제동원 피해자가 이날 히타치조선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토대로 6000만원의 공탁금을 수령한 데 대해 관련 사안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일한(한일) 청구권협정 제2조를 명백하게 반하는 판결을 바탕으로 일본 기업에게 부당한 불이익을 주는 것"이라며 "극히 유감이다"고 밝혔다.

하야시 관방장관은 이번 사례가 히타치조선의 공탁금이 한국 법원(서울중앙지법)에 맡겨져 있다는 점에서 특수하다면서 "지난해 3월 6일 한국 정부가 발표한 조치를 감안해 적절한 대응을 하도록 한국 정부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발표한 조치는 제3자 변제 강제징용 해법을 말한다.

하야시 관방장관은 "일한 간 존재하는 여러 현안에 대해 계속 적절히 관리해 상대방과 긴밀하게 의사소통을 꾀하는 것은 정부로서 당연한 책무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일관된 입장에 근거해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피해자 공탁금 수령과 관련해 한국 측에게 항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나라의 엄중한 항의의 의의를 한국 정부에게 전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히타치조선은 일본 공영 NHK에 이번 사건과 관련 "사실 관계를 확인할 수 없어 코멘트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강제동원 피해자 이모씨의 법률대리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이 공탁금 출급 신청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지난해 12월28일 이씨가 히타치조선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500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

앞서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도 2019년 1월 이씨 측의 손을 들어줬는데 당시 히타치조선 측은 강제집행을 정지해달라며 담보 성격으로 현금 6000만원을 법원에 공탁했고, 같은 달 말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이후 이씨 측은 지난달 11일과 29일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에 각각 압류추심 명령신청서와 담보취소결정 대위 신청을 접수했다. 히타치조선 측의 공탁금은 담보 명목인 만큼 이에 대한 수령이 어려워지자, 담보결정을 취소한 뒤 추심을 통해 공탁금을 출급받는 절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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