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휘발윳값 이대로면 1800원
유류세 인하로 경유 212원↓ 효과
중동·우크라 영향 상승 불가피
유가 배럴당 100달러 가능성도
국내 기름값이 연일 고공행진이다. 국내 휘발유 평균가격은 국제유가의 상승 전환에 리터당 1700원에 다가서고 있으며, 서울 평균은 이미 1700원대를 넘어섰다. 서울 강남구 내 일부 주유소는 리터당 1900~2100원에 보통 휘발유를 판매하고 있다.
향후 국내 기름값 역시 중동의 정세 불안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유업계에서는 리터 당 2000원대 였던 '2022년 고유가 악몽'까지는 아니어도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전국 보통휘발유의 평균 가격은 전날보다 리터 당 2.20원 오른 1627.22원을 기록했다. 지난 1월 20일(1562.4원)을 기점으로 31일 연속 오름세다.
서울 지역의 보통휘발유의 평균 가격은 리터당 1709.64원으로 이미 1700원선을 넘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용산구의 경우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2188원을 기록했고, 중구 1984원, 종로구 1968원, 강남구 1908원 순이다.
전국 경유 평균 가격 역시 리터 당 1529.90원으로 집계됐다. 전일 대비 2.10원 올랐다. 지난달 21일 이후 하루도 빠짐 없이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서울 지역의 평균가격도 전일 보다 1.02원 오른 1620.09원을 찍어 작년 말까지 보였던 1400원대 주유소는 이제 찾아볼 수 없다.
만약 정부가 이달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지 않고 종료했다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각각 1830원과 1741원을 넘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로 휘발유에는 25%, 경유와 LPG 부탄에 대해서는 37% 인하율이 적용돼 휘발유는 리터당 205원, 경유는 212원의 인하 효과를 보고 있다.
최근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국제유가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자전쟁을 계기로 석달간 홍해에서 무력 도발을 벌여온 예멘 후티반군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영국 화물선 루비마르호를 공격해 침몰시켰다. 선원들이 배를 버리고 대피할 정도의 피해를 입은 최초의 사례다.
루미마르호의 피격 이후에도 미국 선박인 씨챔피언호와 나비스 포르투나호까지 추가 공격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유럽연합(EU)이 해상 무역로를 사수하는 합동 군사작전 '아스피데스'를 승인한 상황이다.
국내 정유업계는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이 국제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향후 기름값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전일 대비 0.09달러 오른 배럴당 83.56달러, 두바이유 현물은 0.19달러 상승한 82.26달러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선물은 이날 미국 대통령의 날 휴일로 거래정보가 없다.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올해 미국의 원유 생산량 추정치를 낮추고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기존 배럴당 75~80달러에서 80~8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아카시 도시 씨티그룹 북미 원자재 리서치 총괄은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도 제기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오펙플러스의 추가 감산, 산유국들의 공급 차질 가능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정유시설 공격 가능성 등을 유가 상승의 요인으로 지목했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실장은 "국제유가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추세는 저점을 지나서 상승세이기 때문에 국내 기름값 역시 단기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다만 3주 연속 올랐지만 큰 폭은 아니어서 조금씩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국제 제품 가격 추이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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