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리아·엔케이맥스, 동반 급락…바이오 신뢰 또 타격받나

김도윤 기자 2024. 2. 2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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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리아바이오와 엔케이맥스의 주가가 폭락했다. 카나리아바이오는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 중단 권고, 엔케이맥스는 최대주주의 지분 반대매매에 따른 지배구조 우려 등 여파로 풀이된다. 두 기업 외에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 하락률 상위권에 바이오 기업이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일부 기업의 개별 악재에 따른 급격한 시장가치 하락이 바이오 업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

20일 기준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하락한 종목은 카나리아바이오다. 주가 하락률은 72.22%에 달한다. 그다음이 엔케이맥스로 올해 주가 하락률은 64.5%다. 두 기업은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이란 공통점이 있다.

카나리아바이오는 지난 1월 난소암 치료제 파이프라인 '오레고로맙'이 데이터안전성모니터링위원회DSMB(Data Safety Monitoring Board)로부터 임상시험을 중단하라는 권고를 받으면서 주가에 직격탄을 맞았다. 오레고보맙에 대한 글로벌 임상 3상의 무용성 평가를 진행했지만 시험을 지속하기 위한 기준(P밸류)을 충족하지 못했단 설명이다.

엔케이맥스는 지난달 박상우 대표가 보유지분 반대매매로 최대주주 지위를 잃었다고 공시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박 대표는 보유지분을 담보로 사채를 썼는데, 주가 하락으로 담보 비율이 떨어지면서 해당 물량이 시장에 풀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케이맥스 임원들이 잇따라 보유주식을 장내에서 매각했다. 지난 8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엔케이맥스를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 예고했다.

카나리아바이오와 엔케이맥스뿐 아니라 피씨엘과 세종메디칼 등 바이오 관련 기업이 올해 코스닥 주가 하락률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또 와이바이오로직스와 디티앤씨알오, 펩트론의 주가 역시 올해 30% 이상 하락했다.

대표적 성장 업종으로 꼽히는 바이오는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금리 인하 전망에 따라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잇따랐다. 2년 이상 바이오 저평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비교적 큰 폭으로 주가가 떨어진 종목이 많아 밸류에이션 매력이 주목받을 수 있단 평가도 나왔다.

특히 전 세계적인 비만 치료제 열풍을 비롯해 여러 적응증에 대한 신약 개발 기대감과 이에 따른 시장 성장 전망에 바이오 투자수요가 회복될 수 있단 전망도 제기됐다. 실제 올해 국내 증시에서 메드팩토와 HLB 등 일부 바이오는 R&D(연구개발) 역량과 주요 파이프라인 임상 기대감 등에 영향을 받아 주가가 눈에 띄게 올랐다.

하지만 카나리아바이오와 엔케이맥스 등이 개별 악재로 주가가 폭락하며 바이오 투자심리 회복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업계의 우려가 적지 않다. 앞서 바이오는 시장가치가 고공행진을 하던 시기 일부 바이오의 도덕적 해이나 연구 성과 부풀리기, 임상 실패 등 악재가 겹치며 산업 전반의 신뢰가 추락한 경험이 있다.

국내 신약 개발 바이오 기업의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올해 금리 인하 전망에 바이오의 투자 매력이 높아질 수 있단 분석이 우세하지만, 이는 국내 바이오 기업의 임상 연구나 상업화 성과가 뒷받침될 때 가능한 일"이라며 "국내 주식시장에서 바이오는 스스로 시장 신뢰를 잃은 측면이 있는 만큼 최근 개별 기업의 악재로 인한 주가 폭락은 산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의 바이오 부진은 글로벌 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단 예상과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에 따라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 위주로 수급이 쏠린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며 "국내 바이오는 그동안 주식시장에서 신뢰를 충분하게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같은 부정적 외부 환경에 더 쉽게 노출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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