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에 없던 이야기인데···” 류현진 복귀 소식에 당황했던 이승엽 두산 감독, 각 구단 계산이 복잡해졌다

심진용 기자 2024. 2. 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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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시절 류현진. 스포츠경향 DB



“진짜로 옵니까? 메이저리그로 가지 왜…”

류현진의 국내 복귀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에 19일 이승엽 두산 감독의 표정이 달라졌다. 호주 시드니 1차 전지훈련지에서 막 돌아온 참이었다. 류현진이 돌아올 것 같다는 이야기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처음 들었다. 당황스러운 소식일 수밖에 없었다.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올해도 두산은 중위권으로 평가된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치열한 5강 다툼을 벌여야 한다. 여기에 류현진이라는 최정상급 1선발을 새로 장착한 한화가 중위권 경쟁팀으로 급부상했다. 머릿속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해외에서 활약하던 선수가 국내에서 뛰는 건 분명 야구팬들이 반길 일”이라며 “상대 팀 선수가 되겠지만 우리나라 프로야구를 위해 좀 더 뛰어준다면 분명 한국야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류현진의 복귀를 반겼다. 이 감독은 “오랜 방학 마치고 학교 가는 기분일 것이다. 빨리 친구들 다시 만나고 싶은 그런 마음 아니겠느냐. 축하할 일이다”라고 재차 덕담을 건넸다.

이 감독 본인이 현역 시절 일본프로야구(NBP)에서 8년을 뛰다 국내리그로 복귀했다. 그리고 6년을 더 뛰었다. 류현진처럼 오랜 해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오는 선수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이 감독은 “저도 한국 복귀해서 6년 뛰었을 때가 이전에 야구 잘했을 때보다 더 행복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마냥 축하만 할 수 없는 일이다. 이 감독은 “그렇지 않아도 한화 전력이 세졌는데, 갑자기 너무 세졌다”면서 “머릿속에 없던 이야기인데 준비를 해야겠다. 전력 계산을 다시 하기는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팬들은 기다리겠지만, 우리는 기다리지 않는다”는 게 상대 팀 선수로 류현진을 맞이해야 하는 ‘감독 이승엽’의 솔직한 속내일 수밖에 없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19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 하고 있다. 심진용 기자



이 감독뿐만 아니다. 제 기량에 건강만 유지한다면, 류현진은 KBO 리그 판도를 바꿀 만한 투수다. 중위권으로 분류되는 각 팀은 골치 아픈 상대가 하나 더 생겼다. 상위권 전력을 갖춘 팀들 역시 돌아온 류현진을 어떻게 상대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국내 최정상급 선발 투수가 새로 가세하는 효과는 이미 2022시즌 SSG와 김광현이 보여준 바 있다. 그해 국내 복귀한 김광현은 173.1 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13에 13승(3패)을 기록하며 전성기나 다름 없는 위력을 과시했다. SSG는 정규시즌 88승 4무 52패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했고,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했다. 직전 시즌 6위에 그쳤던 구단이 1년 만에 리그 최강팀으로 부상했다.

류현진의 가세로 인한 한화 마운드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차세대 에이스 문동주가 시즌 개막을 기다리고 있고, 데뷔 첫해인 지난 시즌 다소 시련을 겪었던 김서현이 성장 중이다. 여기에 지난 드래프트 최대어로 꼽히던 좌완 황준서까지 품에 안았다. 젊은 투수들의 가능성만 놓고 본다면 10개 구단 중 최고다. 류현진이 선발진의 구심점 역할을 해준다면 영건들이 연쇄적으로 폭발하는 시나리오 또한 그려볼 수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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