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조선대 병원 전공의 321명 '무단결근'…업무개시명령(종합)

강제명령 불응시 의사면허 정지·경찰 고발
병원들 전문의·전임의 투입 수술·진료 조정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사직 행렬이 잇따른 가운데 20일 광주 동구 학동 전남대병원에서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4.2.20/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의 전공의 321명이 20일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에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무단 결근 전공의들에게 업무 개시(복귀) 명령을 내렸다. 현실화된 의료대란은 결국 병원에 남은 전문의·전임의들의 체력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전남대학교병원 소속 전공의 319명 중 24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이 중 207명이 이날 병원에 출근하지 않았다.

복지부는 현장 점검을 통해 확인된 무단 결근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업무 개시 명령서'를 발부했다.

업무 개시 명령서는 진료과별 원본 전달, 전공의 개개인에겐 문자메시지로 송달됐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사직 행렬이 이어지는 20일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에서 의료진들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2024.2.20/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조선대학교병원은 전공의 142명 중 108명이 사직서를 냈고, 이날 114명이 출근하지 않아 동일하게 업무 개시 명령이 떨어졌다. 광주기독병원도 39명의 전공의 중 31명이 출근하지 않았다.

복귀 명령을 따르지 않는 전공의들에게는 불이행 확인서가 발부되며 강제이행명령이 내려진다. 강제명령도 따르지 않는 전공의에 대해서는 의사면허 정지, 경찰 고발 등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전공의들의 공백은 의료대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응급실의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응급의료 운영은 의료진의 현장 유지가 원칙인 반면, 전공의들이 대부분 자리를 지켜왔기 때문에 공백이 클 수밖에 없다.

상급종합병원들은 부족해진 응급실 인력 상황에 '코드블루' 발생시 외래 진료를 보던 전문의를 투입하는 극단책까지 꺼내들었다. 병원에서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상시 대기하고, 손이 부족할 땐 다른 과 전문의들이 달려와 손을 보태는 식이다.

20명으로 비상진료대책위원회를 구성한 전남대병원은 외래, 입원, 응급실, 중환자실 등 진료를 최대한 현장 유지토록 했다. 전공의 공백은 교수, 펠로우, 진료보조간호사 등으로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 수술은 응급수술 및 중증도가 높은 수술 위주로 운영하면서 기타 수술은 진료과별 자체적으로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조선대병원은 '코드 블루' 등의 긴급상황이 응급실에서 발생할 경우 외래 진료를 보던 전문의까지 긴급 호출해 투입할 방침이다.

수술 최소화, 교수진 일정 조정 등으로 의료공백을 메운다는 계획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변경된 전문의의 일정을 살펴보면 평소처럼 외래 진료, 수술 집도, 회진을 하는 데 이어 응급실을 지원하고, 야간 당직까지 번갈아가며 선다. 그 다음날에는 다시 외래 진료를 보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기간은 전공의들이 현장에 복귀할 때까지다.

광주기독병원이 광주시와 운영하는 '공공심야 어린이병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광주에서 유일하게 평일과 휴일 밤 12시까지 경증 소아응급환자를 진료하는데, 평소 3명의 전문의·전공의가 번갈아가며 봐 왔던 진료를 전문의 3명이 모두 맡아서 진행해야 한다.

광주 공공심야 어린이병원은 전날에도 30여명의 환자와 3명의 입원환자를 돌봤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