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배당 투자 이제 그만…중장기 주주환원 늘었다
올해 중장기 주주환원 계획을 공시한 상장사가 지난해보다 5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국내 증시의 저평가 해소를 강조하면서 주주환원을 강화한 것인데 투자의 예측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9일까지 중장기 주주환원 계획을 공시한 상장사는 28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곳보다 47%(7곳) 늘었다. 주주환원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면서 중장기 주주환원 계획을 공시하는 기업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올해는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 수립에 나서며 선제적으로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오는 26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구체화하면 중장기 주주환원 계획을 발효하는 기업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그동안 꾸준히 중장기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3개년 주주환원 계획(2021~2023년)이 종료됨에 따라 올해 새로운 주주환원 계획을 공시했다. 향후 3개년(2024~2026년) 동안 발생하는 총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고 이 기간 매년 9조8000억원의 정규배당을 실시한다는 내용이다. 매년 FCF를 산정해 의미있는 잔여 재원이 발생하면 일부를 조기 환원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3~2025년도 연결 순이익의 약 25%를 배당하고 중간배당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기말 배당기준일은 주주총회 이후로 변경해 배당액을 확인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DL이앤씨는 2024~2026년 연결 순이익의 25%를 주주환원하기로 했고 현대홈쇼핑은 같은 기간 별도 영업이익의 30% 이상을 배당하기로 했다. 최저 배당은 주당 2500원이다.
중장기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기존 계획보다 주주환원을 확대한 곳도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1월 향후 3년 간(2023~2025년) 배당성향을 35% 수준으로 확대하고 연간 FCF의 40% 한도 내에서 배당을 시행하겠다고 공시했는데 지난 8일 정정공시를 통해 배당 한도를 FCF의 50%로 확대하기로 했다.
더블유게임즈는 지난해 2022~2024년 주주환원 계획으로 연결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일시 최소 배당재원 60억원과 1000억원 초과분의 일부(0~13%)를 배당한다고 발표했다. 올해는 2023~2025년 주주환원 계획을 다시 공시하면서 연결기준 EBITDA(법인세 등 차감 전 영업이익) 2000억원 초과분의 10%를 배당재원으로 추가하는 특별배당을 신설했다. 기본 배당의 적용 요율도 2~13%로 확대했다.
올해 두드러진 특징은 주주환원 여력이 있는 대형 코스피 상장사뿐 아니라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도 중장기 계획을 공시한 곳이 늘었다는 것이다. 올해 중장기 계획을 공시한 코스닥 상장사는 8곳으로 지난해 4곳보다 2배 늘었다. 비중도 지난해 21%(19곳 중 4곳)에서 올해 28.6%(28곳 중 8곳)로 확대됐다.
에스엠(SM) 엔터테인먼트는 2023~2025년 주주환원 정책으로 순차입금을 예상 EBITDA의 0.5~1배 수준으로 유지하는 범위에서 투자를 선집행하고 남은 금액을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주주환원 재원은 최소 별도 순이익의 30% 이상이다.
쏠리드는 2023~2025년 연결 순이익의 10~2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고 자사주를 취득할 경우 취득 자사주의 50% 이상을 소각하기로 했다. 아프리카TV는 2024~2025년 평균 FCF의 최소 10% 이상을 배당할 예정이다.
중장기 주주환원은 투자자들의 예측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기업의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미리 알고 투자한다면 보다 정확한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을 통해 투자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앞두고 추가적인 주주환원 여력이 있는 기업을 찾는 것도 좋은 투자전략이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펼칠 확률이 높은 기업은 현금성자산이 많고 현금흐름이 풍부하며 부채 리스크가 낮은 기업"이라며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미만 기업 중 시가총액 대비 현금성자산과 현금흐름이 큰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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