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취소,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 절망하는 암 환자들

김서현 기자 2024. 2. 2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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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병원 22일 입원, 23일 수술 예정이었는데 수술 취소라고 합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아요."

암 환우 카페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공의 집단 파업에 따른 수술 취소 등 불안한 마음을 호소하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한 암 환우 카페에 올라온 수술 취소 전화를 받고 절망했다는 글에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전공의 집단 파업이 시작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버지의 수술이 무기한 연기됐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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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파업에 따라 수술 취소, 입원 지연 등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속 올라왔다. 사진은 서울 한 대형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 / 사진=임한별기자
"강남세브란스병원 22일 입원, 23일 수술 예정이었는데 수술 취소라고 합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아요."

암 환우 카페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공의 집단 파업에 따른 수술 취소 등 불안한 마음을 호소하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한 암 환우 카페에 올라온 수술 취소 전화를 받고 절망했다는 글에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카페 이용자들은 "환자도 국가와 의료계에 파업할 수만 있다면 하고 싶다" "본인 가족이 아팠다면 이럴 수 있었을까" 등 울분을 토했다.

전공의 집단 파업이 시작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버지의 수술이 무기한 연기됐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그는 "(의사는) 지난주에는 수술만 빨리하면 괜찮아질 거라고 했는데 수술이 무기한 연기됐다"고 울분을 토했다.

글쓴이는 해당 병원에서 수술 없이 항암 치료만 받으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버지가 전립선암 3기인데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한다"며 "가족으로서 화가 나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고 호소했다. 한 누리꾼은 댓글을 통해 "특히 암 환자의 경우 수술이 늦어지면 생존율이 떨어져 암 환자 가족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현 상황을 비판했다.

대학병원에서 암 수술을 무기한 정지했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암 환우 카페에는 '파업일 때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난소암인 줄 알고 수술했는데 원발 미상 난소전이암"이었다며 원발 암(처음 종양이 자라난 곳)을 찾아야 하는데 입원 연락이 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수술 경과지에 반지세포라고 적혀있어 찾아보니 "전이가 매우 빨라서 항암을 하든지 원발 암을 제거하든지 한시가 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몇 달만이라도 더 살려면 빨리 진료받아야 하는데 대학병원의 연락을 마냥 기다려야 하는 게 너무 애가 탄다"고 토로했다.

한 출산·육아 카페에서는 출산을 앞두고 대형병원을 다니는 임산부들이 걱정을 토로했다. 한 임산부는 "병원에서 무통 주사를 예약일보다 하루 일찍 맞으라고 하더라. 파업 때문에 앞으로 무통 주사가 일시 중단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다른 임산부도 자신도 그랬다며 "무통 주사 없이 (출산하는 게) 자신이 없어 급하게 제왕절개 날을 잡고 왔다"고 사연을 전했다. 대형병원에 제왕절개 수술 날짜를 잡아놨지만 불안해서 로컬 병원에도 가보겠다는 임산부의 사연도 있었다.

이날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 등 이른바 '빅5' 병원 전공의들이 전원 사직서를 내고 오전 6시부터 병원을 떠났다. 빅5 병원에서만 1000여명의 전공의가 집단 사직했다. 부산대병원과 전북대병원, 아주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등 지방 주요 상급 종합병원 전문의 3000여명도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일부는 출근하지 않았다.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에 따라 각 병원 전공의들이 제출한 사표는 현재 수리되지 않았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지난 19일 "예정된 수술이 30% 줄었다"며 "통상 입원은 의료진이 담당하는데 (20일) 오전 6시부터는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나면서 입원 절차도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김서현 기자 rina236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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